북한이 남북 연락 채널에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면서도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10일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주말 사이에 북측은 군 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고, 오늘 아침에는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일단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일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이뤄지는 남북 연락사무소 간 개시‧마감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군 통신선에서도 북한의 반응은 없었다. 북한의 일방적 차단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구 대변인은 "예단해서 말씀드리지 않겠다.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군 통신선 연락 두절과 관련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의 선로 이상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통일부보다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 전 대변인은 "과거에도 서해 또는 동해의 통신선이 여러 차례 차단되거나 다시 개통되거나 했던 사례들이 있다"며 "저희 연합훈련을 빌미로 하거나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어떠한 이유로 연락을 받지 않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정부가 북한 인권의 참혹한 실상을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하고 개성공단에 있는 물자를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자 이에 대한 반발로 연락을 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연락 채널이 나흘 이상 가동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남북 간 연락채널은 그간 정치적·기술적 이유를 포함한 다양한 사유로 중단됐다가 복구되길 반복해 왔다. 우선 지난해 6월 28일의 경우 한반도에 폭우가 내리면서 기술적 문제로 개시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가 당일 마감통화 때 복구된 바 있다. 2021년의 경우 8월 10일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시작되면서 이에 반발한 북한이 남북 간 연락을 받지 않다가 그해 10월 4일 다시 통화에 응했다. 앞서 2020년 6월에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기도 했다. 폭파 이후 1년이 지난 2021년 7월 27일 남북은 연락선을 복구했지만 한미 훈련 때문에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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