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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양곡법 재의 표결 강행했으나 '3분의2' 벽 못넘고 결국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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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민주당, 양곡법 재의 표결 강행했으나 '3분의2' 벽 못넘고 결국 부결 찬성 177 대 반대 112로 법안 폐기…野, 간호법 상정도 추진했으나 김진표 직권거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결 안건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재의 표결을 반대하는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 야권이 재의결을 주장해 결국 표결이 이뤄졌지만 '2/3이라는 재의결 요건을 채우지 못해 결국 법안은 폐기됐다. 민주당이 역시 강행돌파를 시도한 간호법 제정안 처리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아직 이해단체들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국회 본회의 상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양곡법 재의안, 찬성 177 대 반대 112로 부결…법안 폐기

국회는 13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되돌아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재표결에 부쳤고, 이 안건은 재석 290명에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재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표결 직전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표결을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여당의 반대로 여야 교섭단체 간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절차였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은 재석 285명에 가결 176명, 반대 109명으로 통과됐다. 이미 이 시점에서 양곡법 재의안 결과도 예정된 것과 다름없었다.  앞서 지난달 23일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통과(재석 266명에 찬성 169명, 반대 90명, 기권 7명)됐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골자는 쌀 초과 생산량이 3~5%를 넘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떨어질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 매입하게 한 것이다. 표결에 앞서 여야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효과를 두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쌀 정부 매입 의무화가 시행되면 밭농사에 비해 기계화 기반 정비가 잘돼 있는 쌀 농사가 크게 늘 것"이라며 "민주당은 인삼관리법, 한우관리법, 양봉관리법도 만들 것인지 묻고 싶다"고 개정안에 반대했다. 반면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쌀 매입 의무화를 하면 농민들이 쌀 면적을 줄일 인센티브가 없다고 이 자리에서 강변했다"며 "이는 기존의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인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을 재정당국이 폐기했기 때문에 정부의 무능한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맞섰다. 여야 지도부도 본회의 전후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은 국민 60%가 찬성하는 법안 아닌가. 농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정쟁으로 끌어들였다. 명백한 책임 방기"라며 "오늘 본회의 의사 일정을 변경해서라도 개별 헌법기관의 뜻이 무엇인지 재투표를 통해 확인하겠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호소한다. 양심과 소신에 따라 표결해달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농민들의 생존권과 식량 자급률, 쌀값 안정을 위한 양곡법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의 표결을 거쳤지만 200명을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며 "농업의 미래와 식량 주권을 염려한 국민들께 참으로 면구하다. 국회 입법권을 무시한 대통령을 규탄하고, 대통령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용산 출장소' 국민의힘의 행태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반면 본회의 후 "뻔히 부결될 게 예상되는데도 이렇게 무리하게 의사일정을 변경해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다른 이유 찾기 어려웠다.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조금이라도 부정적 타격을 가할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자기 편만 보고 하는 정치의 한 장면이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께서 고민 끝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이나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겠다고 주장하는 간호법 등은 모두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라며 "부작용 가능성은 없는지, 사회적 갈등 요소는 없는지, 국가 경쟁력과 국민 삶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하고 협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3일 다시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졌으나 결국 부결됐다.  ⓒ연합뉴스

간호법 개정안, 김진표 반대로 상정 불발…민주당 "유감"

양곡법 부결 후,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마지막 안건으로 간호법 개정안을 추가하는 내용의 의사일정변경 동의를 추가로 냈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에 포함된 간호사 규정을 떼어낸 것으로 간호사 및 전문 간호사, 간호조무사 업무를 명확히 하고 근무 환경, 처우 개선에 관한 국가 책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양당 간 이견이 있는 간호법에 대해 지난 2월 보건복지위에서 법사위를 건너뛰고 바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바 있다. 민주당은 3월 국회 내 처리를 원했으나, 3월 마지막 본회의 일정인 지난 달 31일 본회의 자체가 연기되면서 이날 처리를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도 여야 원내대표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간호법은 이날 본회의 처리예상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민주당은 단독으로 의사일정 변경을 신청해 간호법을 본회의 추가 안건으로 상정하고자 했다. 그러나 김진표 의장은 이날 본회의 말미에 민주당으로부터 의사일정 변경 요구가 접수되자 현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간 협의를 하겠다고 여야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3월 31일에 상정 처리한다고 했더니 의장님이 미루자고 하지 않으셨냐'고 거칠게 항의했고, 김 의장은 '다음 본회의 때까지 연장하라'며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5분여간 논의가 이어지는 동안 좌석에 앉아있던 야당 의원들은 "표결"을 외치며 김 의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결국 박 원내대표의 항의를 물리치고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한 결과, 정부와 관련단체 간에 협의가 지금 진행되고 있다"면서 "여야 간 추가적 논의를 거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간호법안 대안은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하고 오늘 제출된 의사일정 변경 동의에 대해서는 표결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성으로 이같은 발표를 한 김 의장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본회의장을 나온 박 원내대표는 간호법 처리가 이날 좌절된 데 대해 "간호법의 경우 저희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사해서 여야 의원들이 합의 처리한 것 아닌가. 본회의 표결마저도 투표를 통해서 다 합의해서 본회의에 직회부돼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절차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내용적으로도 그동안 여당도 심사 과정에서 충분 의견 개진해 최종 법안이 올라온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절차적으로 내용적으로 하등 문제 없는 법안을 의장이 독단적으로 의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또 거부하면서 의사일정을 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저희로선 우려하고 매우 유감이란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향후 이 문제에 관련해  의장이 27일 본회의에서는 간호법·의료법을 무조건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주셨지만 저희로선 유감"이라며 "27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 원내대표는 반면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 여야 간에는 그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정부와 논의하는 데(서는) 오늘 처리하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고심 끝에 결정하신 걸로 안다"고 김 의장의 결정을 평가했다. 윤 원내대표는 "(27일 본회의까지) 2주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우리도 합리적인 중재안을 찾기 위해 각 직역 간에 서로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하도록 하는 노력을 정부와 같이 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국회 입법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존중돼야 하지만 정권에 정치적 부담을 주기 위해 남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여야 쟁점을 해소하지 않고 재정부담, 사회 갈등이 뻔한 법안을 강행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야당의 강행처리 시도를 비판했다.

일부 안건 합의처리했지만…특검법 등 추가 불씨 '첩첩산중'

여야는 다만 이날 본회의에서 △여당 원내대표 교체에 따른 국회운영위원장 재선출 안과 △대구·광주 군공항(공군기지) 이전을 위한 특별법, △복지위 소관 법안 중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등 5건의 안건은 합의 처리했다. 그러나 이날 야권이 일방 처리한 양곡법 재의안 외에도 상정이 불발된 간호법 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 등 본회의 직회부 법안, 이른바 '50억 클럽' 특검법 등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법안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어 남은 4월 국회 기간 중에도 여야 간 극심한 대립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앞서 의원총회를 통해 간호법·의료법 등 '민생 법안'을 4월 국회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박 원내대표가 "남은 4월 국회에서도 최대한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특히 정의당이 '법사위에서 4월 중으로 특검법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신속처리안건 지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야당이 다 동의했으므로 (이달 중) 반드시 매듭을 짓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윤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들이 살아 있고, 특검법 등으로 여야 대치 정국이 재현될 수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내며 "무리한 정치 공세를 차단하면서 최대한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의원들께서 긴장감을 갖고 국회 상황에 협조해 달라"고 자당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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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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