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째 천막농성 중인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노동자들이 24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단이 정규직 전환, 인력감축 등 의제에 관한 노사 간 논의 테이블을 약속했지만 인력감축, 정리해고를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지부 임지연 지부장은 이날 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부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인원감축 계획까지 포함해 다른 방안을 마련할 기회를 이리 짓밟을 수 있느냐"며 "약속한 노·사·전 협의체도 상담사 인원을 감축해야만 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박영임 정책부장과 진기숙 조직부장 등 콜센터 노동자 두 명은 재단의 일방적 정리해고 철회와 정규직 전환 등을 주장하며 서울신용보증재단 건물 캐노피에 올라 농성을 벌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와 재단 사이의 협상 결과에 따라 농성을 중단했다. 박주민,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상임이사가 면담을 통해 인력감축, 정규직 전환, 직고용, 근무 장소 등 이번 농성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재단은 간담회에서 "협상 결과로 계약이 보류된다는 내용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을지로위원회 위원들은 당시 "계약을 무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재단·용역업체·노조 간의 논의를 통해 계약 내용을 수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면담 결과 재단은 △한 달 이내 노·사·전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번 농성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노‧사‧전 협의체에서 논의하며 △노·사·전 협의체의 결론이 신속하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니 재단·용역업체·노조 간의 교섭테이블(간담회)을 신속히 마련해 이야기할 것 등을 의원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재단은 입장을 바꿔 '인력감축'이 협의체 논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인력감축'이 선행되어야 노·사·전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통보했음을 노조측은 주장했다. 또한 재단은 노조에 '재단 고객센터 관련 4월 19일 국회의원 간담회 합의사항 통지'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고객센터 계약 변경(인원감축, 사업장 이전) 철회 요구에 대한 수용 불가"를 첫 번째 합의내용이라고 밝혔다. 인원감축을 협의체 논의 사항으로 못박았음에도, 노조의 철회 요구 자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인력감축을 합의한 것'처럼 왜곡, 호도하고 있다"며 "또한 한 달 이내에 구성하기로 한 노·사·전 협의체에 대해서도 '인력감축 전제'로 구성 합의했다며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의체에 참석했던 민주당 을지로위는 재단의 첫 번째 합의사항(인원감축 철회 요구 수용 불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선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인원 감축에 대한 셈법이 부정확하니 이를 재검토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관계자도 "노·사·전 협의체 결론을 토대로 계약을(인원감축) 수정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러한 재단의 입장 변화를 이유로 이날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조합의 요구는 명확하다"며 "4월 30일 자로 예정되어있는 인력감축 계획을 유보하고, 노동조합과 직접 만나서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사·전 협의체 역시 인력감축이 전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의 의미,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에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다음날 집단 단식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지부장은 "재단은 언제까지 우리를 우롱하고 기만할 것이냐"며 "고공농성을 중단한 다음날 인원감축을 강행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어 "더욱 강고하고 절실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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