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에게 노조 활동을 고백하고, 가족들의 눈물을 뒤로하고 짐을 싸서 나왔다. 구조조정 저지 투쟁은 우리만의 투쟁이 아니다. 언제든 누구에게 닥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중단과 노·사·전 협의체 구성 촉구를 외치며 집단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콜센터 노동자 8명은 서울신용보증재단 앞 천막에서 이날 부터 노숙 농성과 함께 단식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이 25일 집단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 앞에서 단식 농성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은 곡기를 끊고 목숨을 건 투쟁을 결의한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 해고안을 철회하고 노조의 요구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가 내리는 이날 노동자 8명은 서울신용보증재단 앞 땅바닥에 앉아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막기 위해 3년이나 지켜지지 않은 노사협의기구 이행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를 위해 재단 건물 캐노피 고공농성도 불사했다"며 "4월 25일 현재 조합원 8명이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노동자들은 한 마디씩 결의를 보이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내가 가장이다. 내가 벌어 나 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까지 먹이는 생계다. 간절한 마음으로 나왔다", "지금 오늘 내가 굶지 않으면 우리 가족이 다 굶는다", "해고는 살인이다. 누구 하나 죽기전에 정리해고 철회하라"고 말했다. 2020년 12월 서울시는 서울신용보증재단에 콜센터 노동자 직접고용 방침을 내렸다. 구체적 시기와 방식은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해 기관이 판단하게 했다. 하지만 재단은 3년 동안 세부 내용을 결정할 노·사·전 협의체 구성을 미뤄왔다. 지난 18일 콜센터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나섰고, 다음날(19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상임이사가 면담해 노·사·전 협의체 구성을 약속했다. 또한 인력감축, 정규직 전환, 직고용, 근무 장소 등 이번 농성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했다. 3년 동안 멈춰있던 논의에 물꼬가 트이자 고공농성에 나섰던 콜센터 노동자들은 이틀만에 농성을 중단하고 땅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서울신용보증재단은 그 후 입장을 바꿔 '인력감축'이 협의체 논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인력감축'이 선행되어야 노·사·전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임지연 지부장은 "재단은 구조조정을 받아들여야 노·사·전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캐노피에 올라서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만든 합의는 재단의 공문으로 휴지조각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콜센터 노동자들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저들에게 맞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 투쟁은 13명의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 조합원 만의 투쟁이 아니"라며 "이 땅에 일하는 모든 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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