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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사회적경제와 사회적 자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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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사회적경제와 사회적 자본의 역할 [기고] 사회적경제법 추진이 필요하다
최근 영국의 싱크탱크 레가툼 연구소(Legatum Institute)가 발표한 ‘2023 레가툼 번영 지수(Legatum Prosperity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지수 순위가 전체 167개국 중 107위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동아시아-태평양 국가 18개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15위로 하위권이다.  레가툼 연구소는 사회적 자본의 항목에 대해 특정 국가에서 개인적 관계, 사회적 관계, 제도에 대한 신뢰, 사회규범, 시민의 참여가 얼마나 강력한지 측정한 것이다. 한국의 사회적 신뢰가 무너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하버드 대학 퍼트넘(Putnam) 교수는 그의 저서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에서 미국의 통계자료를 통해 공동체가 활성화되면 더 행복해지고, 교육 성취율도 높아지고, 범죄가 줄어들고, 사회는 더 건강해진다는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증명하였다.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경제 간에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자본의 토대를 필요로 한다.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볼로냐 협동조합은 400개가 넘는다. 인구 약 39만 명의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도시로 협동조합의 도시이다. EU 상위 소득 10위의 도시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도 해고 대신 일자리를 공유하고 고통을 나눈 것인데 볼로냐의 실업률은 이탈리아가 재정위기를 겪던 2011년에도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 협동조합에서 실업자가 생기면 다른 협동조합에서 그 실업자를 고용하는 형식으로 협동조합 안에서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협동조합은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은 사회적 자본의 토대 위에 서 있고 그 뿌리는 역사적으로 매우 깊은 근원을 가지고 있다. 볼로냐 시가 주도인 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 주는 이탈리아에서 협동조합이 가장 발달한 지역이다. 퍼트넘 교수는 사회적 자본의 관점에서 이탈리아 지역을 시기별로 시민참여 정신의 근원을 분석했다. 특히 볼로냐를 포함한 이탈리아 북부 지역은 공공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형태의 높은 수준의 시민 참여가 나타났음을 밝혔다. 시민공화제, 길드 등 결사체의 연결, 사회적 참여와 연대 등의 신뢰는 북부 지역의 뚜렷한 특징이었다는 것이다. 에밀리아-로마냐 주에는 소기업으로 이루어진 100개가 넘는 클러스터들이 형성되어 있고, 이 안에서 다양한 협동경제가 활성화되어 있다. 그리고 이 협동경제는 지역공동체 안에 뿌리내리고 있는 사회관계망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고, 이러한 사회적 자본이 협동경제, 나아가 사회적경제에 튼튼한 토양이 되었다. 네트워크, 규범, 신뢰 등을 포함한 사회적 자본을 정교하게 개념화시킨 퍼트넘 교수의 분석이 사회적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신뢰와 시민적 연대와 참여를 가장 중요시하여 조직 활동이 신뢰를 증진시킨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사회적 참여와 의사결정 과정의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회적경제 활동에 필수적이다. 또한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상호 작용 및 집단 행동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자본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경제는 상호 연결되고 강화되며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데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지역공동체 회복과 사회 및 경제 회복력을 위해서 정부와 국회는 사회적경제법 제정을 통해 통합적인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지원해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우리가 당면한 시급한 두 가지 문제, 즉 코로나 19로 인해 더 극심해진 저성장과 양극화를 해결 할 수 있는 대안적 경제 모델이다. 또한 무너져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본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정부는 하루빨리 사회적경제법을 추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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