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7~8일 한국에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대법원 배상 판결 이행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준 정부의 선조치에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이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일본 <교도통신>은 가나에 방문한 기시다 총리가 1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7~8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의 방한 이후 5년 3개월 만에 일본 총리가 한국을 찾게 된다. 통신은 "총리의 방한은 취임 후 처음"이라며 "윤 대통령이 3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합의한 정상끼리 상호 왕래하는 셔틀외교 재개를 실현해 경색이 계속된 한일관계 개선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의도"라고 이번 방한 추진 배경을 전했다. 통신은 이어 "총리는 19일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7개국 정상회의(G7 히로시마 서밋)에 윤 대통령을 초청한 것을 토대로 한일관계의 가속화와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깊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일본과 미국 방문에 이어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까지 가시화되면서 한일 및 한미일 간 밀착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북한 미사일을 명분으로 한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기시다 총리가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주목된다. 지난 3월 6일 박진 외교부 장관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대법원 배상 판결 이행에서 피고인 일본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 주면서, 물 컵의 나머지 반은 일본이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은 호응 조치는 커녕 강제동원의 강제성을 없애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야시 외무상은 중의원 의회에서 강제성을 부정했고, 문부과학성은 강제성을 희석시킨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키는 등 '성의있는 호응'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연이어 보였다. 이에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한 때 어떤 수위의 입장을 내놓는지에 따라 '성의있는 호응'으로 규정할 수 있을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진 장관의 입장문 발표 이후 계속된 일본의 행태를 고려했을 때 기시다 총리의 획기적인 호응 조치가 나오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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