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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의 살인적 만행으로 얼마나 더 불에 탈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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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의 살인적 만행으로 얼마나 더 불에 탈 지 모른다" [현장] 건설노조, 윤석열 정권 '살인 정권' 규정… "노동자 살 수 없게 만들어"

"건설노동자 죽인 살인정권,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노동자의날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가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약 5000명이 4일 서울로 상경해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외쳤다. 노조의 대 정부 투쟁 방향이 윤석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서울역에서 집결해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행진한 뒤, 대통령실 앞에서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인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영정사진으로 만든 피켓을 들고 "열사정신 계승하여 노조탄압 분쇄하자", "건설 노조 단결 투쟁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노동조합 살인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한강대로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 등이 정부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역 인근 한강대로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이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결의대회 전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합원들이 도심을 행진하던 시각 양 씨의 시신이 서울의 빈소로 운구되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역 소속인 양 씨의 장례가 노동조합장(葬)으로 치뤄지게 되면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다. (관련기사 : 건설노조 투쟁 본격화…분신한 노동자 양희동씨, 노동조합장(葬) 서울서 진행)

앞서 양 씨는 노동자의날인 지난 1일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지 하루만에 숨졌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역 지대장인 양 씨는 검찰로부터 채용 강요 등 혐의로 조사를 받아 왔으며 "죄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니 자존심이 허락되지가 않는다"는 유서를 남겼다. (관련기사 : 노동자의날, 尹정부 '노조탄압' 항의하며 건설노동자 분신)

건설노조, 윤석열 정권 '살인 정권' 규정... "살인적 만행으로 동지들 얼마나 더 불에 탈 지 몰라" 전면전 선포

건설노조 결의대회는 조합원의 분신 사망으로 인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이날 노조 조합원들의 발언은 분노와 결기에 차있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을 '살인 정권'으로 규정하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양 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운을 뗐다. 그는 "얼마나 억울했으면 자기 몸에 시너를 뿌려서 분신하겠느나"며 "정당한 노동조합을 공갈협박범이라고 얘기하니, 인간의 존엄을 말살하는 정부를 도무지 용납할 수 없다"고 통탄했다.

장 위원장은 양 씨가 가족, 건설노조, 당을 향해 쓴 유서 3장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그는 "양회동 동지가 건설노조에 쓴 유서에는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켜야 한다', '노동자가 주인이 돼야 한다' 이렇게 써있다"며 "우리는 이 유언을 받아서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설노조는 전날 양 씨의 유서를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또 양 씨의 아들과 나눈 대화를 전하면서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장 위원장은 "고인의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어냐 물어보니, 우리 아버지와 같은 일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꼭 해달라고 저한테 얘기했다"며 "저놈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에 이젠 건설노조가 앞뒤 재지 않고 전면전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서는 저 살인적인 만행으로 우리 동지들이 얼마나 더 불에 탈지, 또 양회동 동지와 같은 사람이 나올지 누구도 모른다"며 "오늘 열사 앞에서 다같이 다짐하고 국민을 노예 취급하는 지배세력을 반드시 노동자의 힘으로 처단하자"고 결의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한강대로에서 열린 건설노조 정부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노동조합 만든 게 죽을 죄는 아니잖느냐"며 "동지가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인 다음날 건설 노동자는 구속됐고 그 다음날에도 건설노조 사무실과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정권은 노동자를 살 수 없도록 내몰고 있다"며 "이제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조합을 죽이고 물가 폭등으로, 전세사기로 서민들을 죽이는 이 비정한 권력을 더 이상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분신한 양 씨의 동료인 김현웅 강원건설지부 사무국장은 울먹이며 그를 추억했다. 그는 김 사무국장은 "영정사진을 보고 또 봐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그 착한 애가, 순한 애가, 누구한테 부탁 한 번 못하던 애가, 다른 사람한테 피해되는 일은 못하던 애가 그런 선택을 하다니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양회동 동지는 현장에서 자기 일자리도 못챙기면서 조합원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다니던 동지"라며 "그런 동지에게 검찰은 공동공갈이라는 죄명을 들쑤셨다"고 개탄했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동지가 마주했던 국면을 보면 이러다가 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우리가 정당하게 교섭하고 요구해도 사측은 교섭을 지키지않고 시간이 없다고 하거나 바로 녹음기를 켜고 '협박하는 거냐'고 대응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1000명 중 600여 명이 일 자리가 없다"며 "일상적인 생계위협과 생존의 위협을 같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양 씨의 죽음에 사회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생존을 위해 싸워왔던 양회동 열사가 자기 몸을 바쳐서 세상의 촛불이 되어 우리에게 호소를 하고 있다"며 "이제는 정치가 답해야 하고, 노조활동가들이 함께 답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21개 시민사회종교단체도 결의대회 직전 대통령실 앞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양 씨의 죽음이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과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 불러온 사회적 타살"이라며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분신해 숨진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 씨의 동료 노조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한강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정부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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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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