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이 있으신 것 같다. '내가 옳다.' 이건 독선이다. 또 '내가 다 안다.' 이건 오만이다. 내가 옳고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해 버리면 야당이고 여당이고 누구고 간에 소통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러면 이게 불통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옳다', '내가 다 안다'는 게 만약 틀렸을 경우를 한 번 생각해 보면, 틀린 해결책을 가지고 오만하게 우기는 것이지 않느냐. 이건 무능으로 가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또 "1년 동안 대통령께서 정말 거의 수도 없이 '자유'를 강조하시니까, 늘 그 자유가 누구의 자유, 어떤 자유를 말씀하시는지 아직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년간 인상깊었던 장면을 꼽아 보라는 질문에는 "여러 장면이 생각납니다만, 미국 가서 '아메리칸 파이' 부르는 장면도 생각나고 '바이든 날리면'도 생각나고 그렇다"고 했다."저항하라"
유 전 의원은 특히 당정관계의 후퇴를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고 나서 당정일체가 됐다고 좋아하는데, 일체가 됐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라며 "일체라는 것은 다양한 목소리, 다른 목소리를 못 듣는 관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정관계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수직적이고, 지시·명령하면 따르는 체제"라며 "왜 그렇게 무리해가지고 집권 여당을 대통령의 하수인으로 만들었나, 다 나중에 총선 때 자기 사람으로 공천해서 당을 장악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공천개입이라는 게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2년 징역형을 받은 거고 윤 대통령이 당시 중앙지검장으로 수사지휘했던 사람 아니냐"며 "불법 공천개입(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말이다. (그래서) 1년 전부터 이렇게 작업을 해나가는 거라고 저는 본다"고 했다. 그는 최근 공천개입 논란이 일었던 '이진복-태영호 녹취록' 사태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진상을 조사하고, 불법 공천개입이 없도록 당도 노력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노력할 수 있느냐'는 재질문에 그는 "저항해야죠"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과연 저항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이 다시 나오자 그는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당이 이대로 가면 총선 참패"라며 "윤 대통령 본인의 지난 1년 당정관계에 대한 반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태 최고위원이 녹취록 사건 등으로 당 윤리위 징계심의를 앞둔 데 대해 "당이 처한 상황을 봐서는 상당히 중한 징계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녹취록 문제는 불법 공천개입이 있느냐 없느냐가 그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리위는 지금 진실을 밝힐 수단이 없다. 그래서 윤리위가 오늘 태영호 최고위원이 스스로 '거짓말했다'고 한 것을 성급하게 기정사실화하고 거짓말에 대해서만 징계한다면 이 사태가 굉장히 꼬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나중에 가서 태 최고위원이 마음이 바뀌어서 '그때 그거 사실이었다'고 이야기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진상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후쿠시마 시찰단? 말 자체가 어이없어"
유 전 의원은 한편 전날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기시다 총리가 어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과거사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하면서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라고 하더라. 이 사람들이 진짜 사과하는데 인색하구나"라고 개탄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 석상에서 '마음 아프다'? 마음 아프다는 사과가 아니다. 죄에 대한 사과의 표현이 아니고 그냥 내 마음이 아팠다 이거 아니냐"며 "그런데 그것도 '개인적인 생각'이냐"고 거듭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일본 총리가 한국에 12년 만에 와서, 이게 과연 우리 국민들한테 진정성 있는 사과냐. 예의 바른 모습이냐"며 "저는 그 진정성을 못 느끼겠다"고 했다. 정상회담 성과로 언급된 '후쿠시마 시찰단'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혹평했다. 그는 "시찰단이라는 말 자체가 어이가 없는 게, '시찰'은 가서 둘러보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안내하는 대로 둘러보고 설명 듣고 이미 그런 건 IAEA 조사단이 여러 번 했고 중간보고서도 발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나 태평양 지역 여러 나라들은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IAEA 보고서도 못 믿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에 가면 현장 '시찰단'이 아니라 '검증단'이 돼야 되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충분히 철저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3일이라는 날짜가 정해졌는데, 시찰단 구성이나 임무·권한이 충분히 보장됐는지, 아니면 갔다 와서 그냥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 IAEA가 검증한 거 보니까 큰 문제 없다' 이렇게 결론이 나버리면 (일본에) 면죄부를 줄 수가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오히려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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