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300억 달러 돌파 목전에 이르렀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입 실적(통관기준 잠정치)을 보면, 이 기간 수출액은 144억8500만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16억2000만 달러) 줄어든 수치다. 월별 수출액은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만일 이달 수출 실적도 감소세가 확인된다면 8개월째 감소 행진이 이어지는 셈이 된다. 특히 감소세 기울기가 더 가팔라지는 점이 문제다. 지난달 1~10일의 수출 감소율은 8.6%였으나 이달에는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반도체(-29.4%), 석유제품(-40.1%), 정밀기기(-10.1%) 등 최근 어려움을 겪는 제품 수출액이 이번에도 줄어든 모습이 이어졌다. 반면 승용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5.8% 급증했다. 미국(8.9%)과 유럽연합(11.5%)으로의 수출액이 증가했으나 기존 핵심 수출 시장이던 중국(-14.7%), 베트남(-9.0%)으로의 수출액 감소세는 이번에도 확인됐다. 이 기간 수입액은 186억5400만 달러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다. 가스(23.5%), 기계류(35.1%) 수입액이 증가했고 원유(-17.3%), 반도체(-6.1%) 수입액이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 실적이 나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제품 수입액이 감소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수입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8% 줄어들었다. 중국(-5.1%), 미국(-3.7%)으로부터의 수입액도 감소했다. 유럽연합(19.4%), 호주(8.3%)로부터의 수입액이 증가했다. 수출과 수입 실적을 합산한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1억6900만 달러 적자였다. 이는 지난달 1~10일 적자 34억1700만 달러보다 크다. 무역 적자 기울기도 더 가팔라진 모습이다. 아울러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 감소하면서 한국의 무역 규모 자체가 쪼그라드는 점도 문제다.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이는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이달 10일까지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94억1200만 달러에 이르렀다. 300억 달러가 코앞이다.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연간 총 무역적자액은 477억850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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