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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격리의무 해제에, 비정규직·여성들은 '눈치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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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격리의무 해제에, 비정규직·여성들은 '눈치밥' 직장인 40%는 유급 병가 사용 못해 … "아파도 일한다"
내달 시행되는 '코로나 격리의무 해제'가 저임금·비정규직 등 노동 약자에 대한 차별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가 '5일 격리 권고'로 완화되는 것과 관련해 "유급병가 제도가 없는 중소기업 지장인들, 노동약자들은 (이제) 코로나19에 걸려도 출근하거나 연차를 쓸 수밖에 없다"라며 해당 정책은 "역행"이라고 21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진 시의 '7일 격리 의무'를 해제하는 내용의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가 5일 격리 권고로 완화되고, 1인당 22만 5천 원의 유급휴가 지원비와 1인당 10만 원(2인 15만 원)의 생활지원비도 7월 이후 사라질 예정이다. 이날 단체는 이 같은 정부 방역 완화 정책이 비정규직, 저임금, 여성 노동자 등 노동시장 내 노동 약자들을 배제하는 역행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일터 내 많은 노동자들이 현재에도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데, 코로나19 격리를 각 사업장의 자율 규제에 맡길 경우 이 같은 권리침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단체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단체가 공개한 직장인 1000명 대상 여론조사(엠브레인 퍼블릭)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3월 기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노동자 중 유급휴가를 사용한 이들은 48.6%에 불과했다. 무급휴가를 지낸 이들은 30.6%에 달했고, 확진 판정에도 불구 재택근무(17.6%)나 출근(3.2%)을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시의 유급휴가 비율은 노동자의 일터 내 지위에 따라 큰 격차를 보였다. 남성(55.8%)보다 여성(39.3%)이, 정규직(59.8%)보다 비정규직(26.9%)이, 월 500만 원 이상 고임금 노동자(64.2%)보다 월 150만 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22.3%)가 유급휴가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일터의 약자'들은 코로나19 확진을 받아도 유급으로 쉴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격리 의무가 없는 독감 등 유사 증상의 경우를 살펴보면 문제가 더 심각했다. 독감 증상 직장인 20.5%만이 유급휴가를 사용했고, 독감에 걸려도 출근(근무)하는 경우가 29.8%, 무급휴가를 사용하는 경우가 25.8%,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23.9%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확진 격리휴가와 마찬가지로 노동약자인 비정규직(10.3%), 월 150만 원미만 저임금 노동자(9.5%), 비노조원(18.0%) 등 ‘노동 약자’의 유급휴가 사용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특히 회사에서 유급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직장인 59.7%는 '그렇다'고 응답했고, 40.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는데, 유급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정규직(69.3%), 조합원(79.5%), 공공기관(82.3%), 월 500만 원 이상 고임금 노동자(80.2%)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노동 약자 계층인 비정규직(45.3%), 월 150만 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45.0%) 등은 같은 응답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단체는 "코로나 확진 '격리 의무'를 '격리 권고'로 낮출 경우 노동 약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거나 무급으로 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설문 결과"라며 "코로나19나 독감에 걸리면 정규직은 돈 받고 쉬고, 비정규직은 일하러 가는 나라가 '공정과 상식'의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또한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되는 7~8월 정부의 생활지원비 및 유급휴가지원비가 중단되는 일을 두고도 "정부 지원금도 없는데, 어느 착한 사장이 유급휴가를 주겠나" 물으며 "결국 노동약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할 수밖에 없고, 제 때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직장갑질119 권남표 노무사는 "각 사업장의 지불 능력과 사용자의 호의에 기대라는 것인데, 또다시 역행"이라며 "지금은 반대로 아프면 쉴 권리로서 실효성 있는 상병수당이 시급해 시행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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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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