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 핵무기가 벨라루스로 옮겨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U)가 개최한 유라시아경제포럼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 모스크바에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로 "핵무기 이동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가 이미 벨라루스에 도착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돌아가서 살펴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로이터>는 다만 핵무기 이동이 러시아 정부 쪽에서 확인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미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벨라루스에 배치한 바 있다. 이날 앞서 벨라루스는 자국에 러시아 핵무기를 배치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25일 양국 국방장관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러시아 핵무기를 벨라루스 영토 내 특수 저장 시설에 보관하는 절차를 규정하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벨라루스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AP> 통신은 러시아 전술핵무기가 벨라루스에 보관되더라도 통제권은 러시아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옮겨질 핵무기의 규모와 이동 완료 시기는 불분명하다. 앞서 러시아 쪽은 벨라루스의 핵무기 저장 시설 건설이 7월 1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는 벨라루스 군사 분석가인 알렉산드르 알레신이 냉전 당시 러시아의 중거리 핵탄두 미사일의 3분의2 가량이 벨라루스에 보관돼 있었고 여전히 사용 가능한 소련 시기 저장고가 수십 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냉전 시기 벨라루스·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에 소련 핵무기가 배치돼 있었지만 소련 붕괴 뒤 1996년까지 모두 러시아로 이전됐다. 매튜 밀러 미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언론 브리핑에서 벨라루스로의 핵무기 이동은 "무책임한 행위"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AP>에 따르면 러시아 용병 집단 와그너 그룹을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5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군사를 물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와그너가 물러나고 러시아군이 이 지역 통제권을 넘겨 받을 것이며 이 작업이 6월1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쪽은 몇 달 간의 격전 끝에 바흐무트를 장악했다고 지난주 밝힌 바 있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러시아 정규군이 바흐무트 외곽에서 와그너를 대체하고 있지만 시내에는 여전히 와그너 용병들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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