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0일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간호법) 재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원안 재의결 방침을 세웠지만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만큼,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폐기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다시 한 번 중재를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고 표명한 것으로 안다"며 "현실적으로 실질적 중재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의료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몇 가지를 빼 수정하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 중재안의 내용인데 민주당이 이마저 걷어찬다면 간호법은 폐기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그간 중재안을 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간호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고 국민의힘의 21대 총선 공약이기도 했다"며 "이제 와서 당사자인 간호사가 원치 않는 중재안을 내고 민주당에게 수용하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과한 태도"라고 했다. 야당의 단독 처리와 대통령의 거부권이 정면충돌해 쟁점법안들이 줄줄이 폐기되는 강대강 대치는 6월 임시국회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방송법 개정안과 직회부를 앞둔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도 간호법과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그렇게 좋은 법이고 그렇게 필요한 법이면, 민주당이 왜 문재인 정권 시절에 통과시키지 않다가 이제 와서야 야단법석 떨며 헐리우드 액션을 보이고 있나"고 페이스북을 통해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됨에도 이를 강행 추진하는 거대야당의 저의가 빤히 들여다보인다"며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놀부 심보"라고 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30일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헌재 결정이 늦어져) 본회의에 두 법안(방송법, 노란봉투법)이 올라오는 시기를 보고 필리버스터를 고려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이를 무력화시키는 악순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개 TV토론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의 의지가 강하고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어떤 의제와 현안을 다룰 것인지는 정책위의장, 비서실장 등으로 구성된 실무단에서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토론 주제를 정책 분야에 집중해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기회로 활용하려는 민주당과 자유 주제로 범위를 넓혀 '돈봉투 의혹', '김남국 가상자산 투기 의혹' 등을 부각하려는 국민의힘의 입장 차이가 좁혀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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