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 급여, 최저임금 미달
국토교통부가 생활물류법에 근거해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배달노동자는 월 평균 약 25.3일 (주 6일 이상 근무) 일하며 약 381만원을 벌고, 약 95만원을 보험료·렌탈료 등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월 실 급여는 286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2022.12.27일 발표) 더불어 이 정도 수준의 수입을 올리려면 1일 평균 12시간이상 근무해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주 72시간이 넘는 총 근무시간을 놓고 급여 수준을 산정할 경우, 배달노동자 수입은 최저임금조차 미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더해 배달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일반노동자에 비해 건강보험료를 2배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다. 비슷한 소득수준의 근로자에 비해 조세부담도 2배 수준이다. 법정퇴직금도 없다. 또한 사고발생비율이 높고 사고 시 부담도 온전히 노동자 책임인 상황이라 이로 인한 추가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모든 비용을 놓고 산정하면 배달노동자의 실 급여는 더 낮아진다.최저임금, 금액도 높이고 대상도 넓혀야
그간 최저임금은 금액을 높이는 운동으로 전개되어 왔다. 매년 노동계는 생계비를 근거로 대폭인상을 요구했고 사용자측은 동결을 요구해 왔다. 10년 전 시작된 최저임금1만원 운동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분위기가 고조되자, 사용자측은 업종별 차등적용을 들고 나와 최저임금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소리 소문 없이 최저임금 무력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최저임금법이 아예 적용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를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배달노동자도 과거에는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노동자들이 주류였으나, 어느 순간 플랫폼을 매개로 한 특수고용 형태의 배달노동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완전히 대세가 됐다. 배달노동자를 포함해 3.3%소득세를 내는 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은 700만명을 넘는 상황이다. 배달노동에서는 광범위한 대기노동자들이 존재한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콜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노동자들인 것이다. 대기노동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플랫폼 사는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더 효율적으로 배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렇기에 배민은 지금도 친구를 배민커넥터로 추천하면 현금을 준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콜 대기 시간동안은 배민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현재 배민은 대기노동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배달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해야
배달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배달노동자의 소득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 5조3항 및 그 시행령에는 ‘근로시간으로 최저임금액 정하기 어려울 때는 해당 노동자의 업적의 일정단위에 의하여 최저임금액을 정한다'고 나와 있다. 최저임금법은 정확히 배달노동자를 위한 근거를 이미 마련해 놓고 있는 것이다. 배달노동자에게는 외국사례처럼 기본 최저임금에 비용 (고용보험법에서는 배달노동자 비용을 30%로 설정)과 대기시간 및 주휴수당과 같은 법정수당을 더해 산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올해 최저임금 9,620원에 비용 30%를 더하고 법정수당을 더해 15,000원 수준으로 정할 수 있다. 배달노동자가 시간 당 수행하는 건수를 평균 3건으로 본다면 (관련 통계는 플랫폼사가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으므로 적정 건 수 산정은 언제든 가능할 것) 1건 당 최저배달료는 5천원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최저임금위원회에 안건을 제안한다.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와 같은 노동법 바깥의 노동자는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요구는 소득 불안정성의 개선이다. 최저임금법에는 근거가 있고, 고용산재 확대적용 과정에서 국가차원에서 각 업종별 소득파악 등 시스템도 갖춘 상태다. 그렇다면 최저임금법 적용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지금은 업종별 차등적용이 아니라 업종의 확대적용이 필요한 시대이다. 2023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배달과 같은 플랫폼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을 공식안건으로 다루고, 늦어도 내년에는 이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이 그 취지에 걸맞게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소득보장 제도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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