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도네츠크서 대공세"…대반격 시작됐나

러시아 국방부가 5일(현지시각)우크라이나군이 전날 도네츠크에서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고 주장해 예고됐던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된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5일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 국방부 대변인이 전날 우크라이나 남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4일 오전 우크라이나군이 2개 전차 대대, 6개 기계화 대대를 동원해 이 지역 전선 5개 구역을 공격해 러시아 방어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해당 공격에서 전차 16대, 보병전투차 3대, 장갑차 21대를 잃었고 인명 손실도 250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이 지역 최전선 지휘소 중 하나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쪽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 쪽 발표로 몇 달 간 예고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포문을 연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반격 "준비가 돼 있다"며 "성공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 방영된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반격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 믿는다"며 이를 통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영토"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반격과 올해 안 협상 가능성을 연관시켜 묻는 질문에 전장의 상황이 향후 협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젤렌스키 대통령 자신이 이 전쟁이 결국 외교를 통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격이 주요한 돌파구를 가져오는 데 실패할 경우 지금껏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서방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평화 협상을 모색하기를 촉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 징후가 무르익은 가운데 지난달 본격화된 러시아 본토 침입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스>는 4일 러 국방부가 서부군관구와 연방보안국(FSB) 국경수비대가 서부 벨고로드 지역 노바야 타볼잔카 인근에서 강을 건너 침투하려는 우크라이나 사보타주 그룹의 시도를 저지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같은 날 셰베키노 무롬 마을에 우크라이나 쪽이 포격을 가해 학교, 유치원 및 의료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반푸틴 무장세력인 러시아자유군단(FRL)은 소셜미디어(SNS)에 다른 러시아 내 반푸틴 무장세력인 러시아의용군단(RVC)과 함께한 셰베키노 및 노바야 타볼잔카 공격 영상을 공개하며 이번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시사했다. 이들은 지난달 22~23일 벨고로드 침투 및 1일 추가 공격도 자신들이 행한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협력하지만 우크라이나 영토 밖에서는 자율적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쪽도 이들과 협력한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러시아 영토 내 공격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을 보면 RVC는 러시아 영토 공격 과정에서 러시아 병사들을 포로로 잡았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들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12명 가량의 러시아 병사가 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은 포로를 우크라이나 당국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글라드코프 주지사에 포로를 넘겨주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지만 그가 "용기가 없어" 지정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이 같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군도 시민 지도자도 (포로들의 운명에)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타스>에 따르면 이날 앞서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포로가 살아 있다면 셰베키노 검문소에서 우크라이나 사보타주 그룹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러시아에서 극단주의 및 테러리즘 조직으로 분류된 RVC가 글라드코프 주지사에게 노바야 타볼잔카의 한 교회에서 상황을 논의하고 포로를 넘겨주기 위해 만나자는 텔레그램 영상을 올렸다고 전했다. CNN은 러시아 영토 내부에 대한 공격이 러시아를 불안정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은 "RVC와 FRL 모두 자국에 지지자가 있다고 주장한다"며 핵심은 "더 많은 러시아인들이 체제 반대자들의 '자유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푸틴을 물러나게 하려는 자생적 노력에 합류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 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험비 군용 차량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접경지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5일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