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최임위 노동자 위원 전원 퇴장… "8 vs 9, 기울어진 운동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최임위 노동자 위원 전원 퇴장… "8 vs 9, 기울어진 운동장"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 주장… 경영계 기울어진 채 표결 가능성 커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노동자위원들이 정부가 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항의하며 전원 퇴장했다. 최임위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동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얼마 남지 않은 법정 심의 기한 내 최저임금 수준 논의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 폭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회의 참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최임위는 노동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 심의‧의결기구다. '노사 동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동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이 같은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사용자 위원은 9명, 노동자 위원은 8명으로 노동자 위원 측 인원이 한 명 부족한 상태로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노동자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 중 경찰에 연행되어 구속됐다. 고용노동부는 김 사무처장을 직권해촉하면서 '노사 동수 원칙'이 깨졌다.

오는 29일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한국노총은 후임 노동자위원으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지만, 고용노동부는 김준영 사무처장과 '공동정범'이라는 이유로 위촉을 거부하고 있다. 류 사무총장은 "신규위원 추천과 관련해 한국노총이 재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도 김 사무처장과 '공동불법행위자'라는 대단히 무례하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신규위원으로의 위촉을 또다시 거부했다"며 "비상식적인 고용노동부의 행태 앞에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위 참석에 대해 앞으로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도 덧붙였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가운데)을 비롯한 근로자위원들이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지난 회의에서 노동부의 최임위 운영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와 관련해 항의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심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형식적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구도에서 심의가 진행이 돼야하는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사용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을 주장했다. 올해와 같은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9620원을 제시한 것이다. 노동계는 지난 22일 7차 전원회의에서 올해 최저임금보다 26.9% 인상된 1만 2210원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경영계는 임금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지불능력과 법에 예시된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 등 4가지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살펴 볼 때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최저임금 '동결'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 요구안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투표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현재는 노동자 위원 1명이 공석으로 수적 열수인 상태이기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사의 최초요구안이 제시된 뒤 몇 차례의 수정안 제출에도 노사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공익위원들이 결정가능한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수정안을 요구할 수 있다. 이마저도 진전이 없으면 공익위원 단일안을 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심의도 공익위원이 결정한 심의촉진구간을 놓고 표결을 통해 올해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가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시계를 보고 있다. 오른쪽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연합뉴스
한편,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1만2000원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이 적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의 평균시급은 2021년 기준 7289원으로 2021년 최저임금인 8720원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