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EXPO의 경제적 효과
부산시는 EXPO를 홍보하는 홈페이지에 엑스포 개최를 통해 부산을 수도권에 이은 한국 경제 '제2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와 더불어 엑스포 6개월 동안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맞먹는 5050만 명이 부산을 찾게 될 것이라고 하는 예측치를 올렸다. 부산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부산 EXPO를 통해 생산유발 43조 원, 부가가치 18조 원 등 약 61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선전했다. 이 전망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관람객 138만 명, 경제 유발효과 29조 원의 2.1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부산시는 홍보하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은 북한의 응원단과 선수단이 파견되고, 김여정 씨가 참관하는 등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효과라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경제적인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창을 찾은 관람객 138만 명의 대부분은 우리 국민이었다.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과 임원진 외에 실제로 외국인 관람객이 얼마나 평창을 찾았는지는 언론 보도에서 찾을 수가 없다. 경제 유발효과가 29조 원이 되었다는 근거도 찾기가 어렵다. 확실한 것은 강원도가 올림픽으로 인해 아직도 엄청난 재정 적자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콘도와 리조트 아파트가 건설되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였지만, 행사가 끝난 이후 다시 부동산 거품은 가라앉았다. 붐비던 상가와 시설들은 철거되었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거리에는 이 더운 한여름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이곳에 부동산 개발을 바라고 투자했던 현지 주민들과 외지인들은 미분양과 경기 침체로 아직도 한숨을 쉬고 있지만, 낙관적인 경제적 효과를 발표했던 곳은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당시에 예측한 것만큼 일자리가 만들어졌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들 일자리 중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곳이 몇 개나 되는지는 더 궁금하다. 적어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도 불구하고 특별자치도로 지정하여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할 정도로 강원도의 인구가 급감하고 경제가 침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구 감소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여전히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부산은 강원도 평창과 다를 수 있도록 어떤 계획과 준비를 하고 있을까?부산 EXPO로 인한 지역 개발 효과
부산시는 오는 11월에 개최지로 선정되면 7년 간의 준비를 거쳐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부산 북항 일대 343만㎡(약 103만7575평) 부지에서 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개최지인 부산 북항 일원 재개발 1단계 사업의 주요 기반시설 공사는 완료된 상태다. 부산항 기념관, 실내 해양 스포츠 시설, 오페라하우스, 천수공원 등이 들어설 전망이지만, 랜드마크가 될 쌍둥이 빌딩 외에는 아직도 텅빈 공터로 남아있다, 심지어는 해당 부지를 분양받은 부산 MBC, 부산 불교방송 등의 언론사들도 착공을 미루고 있어 부산시로서는 8.9조 원을 들여 개발한 부지의 미분양과 미착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EXPO 유치가 시급하다. 부산시는 부산 EXPO가 유치되면 수소전기버스로 공항, 버스터미널 등을 오가는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도입하고 박람회장 내부는 수소트램을, 부산 도심과 관광지는 2021년 부산국제보트쇼에서 선보인 '하이드로제니아(Hydrogenia)' 수소전기보트를 활용해 이을 계획이라고 한다. EXPO가 종료되면 각국 전시장은 철거해 건축 등 친환경 재활용 자재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장이 도심 안에 있는 만큼 기존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이벤트 종료 후 주요 시설을 방치하지 않고 다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조선일보, 2023년 5월 8일 보도).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경제적 효과에 한계가 컸다고 하는 속초의 경우도 매립지를 시민 공원 등으로 활용하고 있고 관광 상가로도 사용하고 있지만, 관련 시설은 모두 철거되었다. 속초가 만석닭강정이나 청초 물회집 등의 유명 업소를 중심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전까지 10여 년 기간 동안 해당 건물이 철거되고 잔해가 남은 EXPO 행사장들은 지역의 천덕 꾸러기 공간으로 지탄받았다. 대전 과학 EXPO가 개최되었던 부지는 지금도 미분양이 대부분이다. 잘 정비된 행사장은 미활용으로 인해 곳곳이 비어 있다. 종이 박스 침대 논란이 상징하듯 일본은 도쿄올림픽 때 그렇게 욕을 들어가면서 재활용 방안에 맞추어 선수단 숙소를 설계했지만, 결국 두 번째 개최된 도쿄올림픽은 막대한 적자를 남겨 일본 장기 불황의 또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일본은 여전히 올림픽 시설 지역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미 구축된 관광인프라가 있어 사업비도 절감되고 행사 후 활용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동부산 지역의 6성급 객실은 1000실이며, 부산에만 5성급 이상 호텔이 121곳에 객실 수가 2500실 이상이라서 신규로 호텔이나 숙소를 지을 필요도 없고, 행사 후에도 관광인프라로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산시는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행사 기간 6개월 동안 5050만 명이 찾을 예정이라면 한 달 평균 842만 명이 오게 되고, 하루 2만8000여 명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춰야 한다. 결국 예측대로라면 88서울올림픽 때와 같이 호텔 등 숙박시설을 증설해 행사 기간 중에 사용한 후 분양을 해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이처럼 EXPO가 주는 부동산 개발 호재가 부산이 바라는 가장 큰 경제적 효과의 하나다. 개발과 건설로 인한 토지 가격 상승과 건설붐은 가능한데, 그 이후의 미분양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시설 활용 계획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미 부산은 기장군 편입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320만 명 이하로 줄어 인천에 제2의 도시 타이틀을 내어주었다. 행사장 맞은 편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예상되는 중앙동, 초량동, 영주동 등은 특히 도심 공동화가 심각하다. 각각이 단일 선거구였던 부산의 중구는 영도구와 합해서 겨우 국회의원 한 명을 배출할 정도로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더는 이곳에 일자리도 없고, 직장도 없기 때문에 발생한 심각한 도심공동화가 EXPO를 한번 개최한다고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대표적인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부산 전체가 고령화가 심각한데, EXPO를 개최하면 행사가 끝난 후 이들 시설에 누가 들어와 살 것인가. 다각도로 준비하지 않으면, 부산의 한 가운데가 슬럼화하는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 지금도 여름철 성수기에는 객실 하나 요금이 1박에 20~30만 원으로 비성수기의 2~3배가 넘어가고, 특급호텔의 경우 50~60만 원이 넘는다. 지역 숙박업소는 휴가철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성수기 요금'이라는 이름으로 턱없이 비싼 객실 요금을 받고 있다. 관광을 위한 자연환경이나 저렴한 비용 등 경제적 유인이 없이 EXPO 하나를 목적으로 막대하게 건설된 호텔과 숙박업소만으로는 EXPO 이후 이들 시설의 활용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한데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들은 보이지 않는다. 부산에는 앞으로 건설될 가덕도 신공항 외에 이미 김해국제공항, 울산공항이 있고, 국제여객터미널과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인접했다. 국제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기본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지 인프라 조성비용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총 13.7조 원이 투입될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는 4.9조 원의 EXPO 관련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EXPO 개최 일정을 맞추기 위해 '29년 12월 개항을 조건으로 7년 만에 완공을 목표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영종도에 건설된 인천국제공항 건설에 약 23년의 기간이 소요된 것과 달리, 가덕도 국제공항의 경우 부지조성공사(6~7조 원 규모)를 단일공구 통합발주(턴키) 방식으로 시행하여 공사 기간 29개월을 단축하기로 했다. 통상 실시계획 이후 착수하는 보상을 기본계획 수립 이후 보상착수 가능토록 편입토지 등의 세목을 기본계획 고시에 포함하여 공사 착수 시기를 약 1년 단축하는 등 공기 단축을 위한 각종 특혜와 변경이 예정되어 있다. 물론 위치와 규모가 다르고, 건설방식도 달라서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영종도에서 23년이 걸리는 공사가 가덕도에서 7년으로 당겨질 경우 60% 이상 줄어드는 기간으로 인해 부실 공사 우려가 있다고 하면 과도하게 걱정하는 것일까? 일반적인 공공 발주 공사와 달리, 공기 단축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질 각종 입찰 규정의 변경은 향후에도 특혜 시비와 하자 보수에 대한 책임 소재 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 전망된다. 이러한 문제는 모두 부산 시민의 부담이 될 것이다. 지금대로 추진된다면 부산 EXPO는 지역 개발 효과는 불분명하고, 지역 발전의 부담이 될 것임이 분명한 상황이다,부산 EXPO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중국 상하이 EXPO의 경우, 1993년 5월 중국이 국제박람회기구(BIE) 46번째 회원국이 된 시점부터인 계획했다. 중국은 1999년부터 2010년 EXPO 유치를 위해 상하이를 후보지로 내세웠다. 또한 중국 정부는 EXPO를 위해 도로망, 항공, 철도망 등을 새로 구축하고 확대했다. 상하이 고속도로 연결구간, 도심 고속화도로를 확장하고 EXPO 부지 주변으로 교량, 터널, 도로를 연달아 건설했다. 푸둥, 홍차오 공항의 이착륙 횟수, 수용 규모를 대폭 늘리고, 철로나 장거리 셔틀버스 노선을 마련해 수송 능력을 확보했다. 상하이 재경대학 EXPO 경제연구원은 EXPO로 상하이가 누린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약 800억위안(약 13조4000억 원)이며 신규 일자리는 63만 개가 창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된 근저에는 중국 정부의 치밀하고 계획적인 EXPO 활용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EXPO 개최지로 상하이 도심을 선정했다. 이곳에 부지를 조성하여 제국주의 열강들의 조차지로 발전한 상하이의 100년 넘은 철강공장, 방직공장, 조선소, 무허가 주택 등이 밀집한 낙후 지역 재개발의 계기로 활용했다. 국가적 행사인 EXPO 개최를 명분으로 하여 1만8000가구를 신도시 지역으로 이전하고, 272개 공장도 시 외곽으로 옮겼다. 이를 통해 이곳을 국제경제센터, 국제금융센터, 국제무역센터, 국제해운센터 등 4개 국제센터의 배후 신도시 지역으로 개발하면서 대규모 인프라 정비, 주변 지역과의 통신, 교류, 협력 체제 등을 구축하여 상하이 제2의 성장의 계기로 활용했다. 또한 베이징올림픽으로 높아진 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이는 것뿐 아니라, 중국인들의 각종 낙후된 위생 의식과 생활 습관을 고치는 국민운동의 계기로도 활용했다. 이러한 치밀하고도 계획적인 노력을 통해 63만 명에 이르는 고용창출이 가능했겠지만, 적어도 부산 EXPO를 준비하는 단위에는 아직 그러한 국가적인 발전 계획이나 부산의 중장기적인 활용 계획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부산은 700만 명의 단일 소비권을 만들자고 하는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계획'을 노무현 정부 때 구상하고, 문재인 정부 때 추진하였다는 이유로 정권이 바뀌자마자 철폐해 버린 상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전에는 9개월 동안 얼었다가, 3개월만 얼음이 녹았던 북극항로가 역으로 3개월 동안만 얼어 있고 9개월 동안 열리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나토(NATO) 회의 참석과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으로 인해 러시아와 우리나라가 적대 국가가 될 위험이 있다.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부산항을 중심으로 하는 무역과 물류, 해운 등에 종사하거나 그 가족들이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다수의 부산시민은 윤석열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위험에 처해 있다. 결국 우리나라가 사우디에 밀려서 EXPO 유치를 못할 것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자조하는 분도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EXPO로 모아진 국민의 실망감과 패배감은 누가 책임질지도 걱정이다. 무엇보다 부산시민의 낙담은 가뜩이나 어려운 부산 경제를 더 침체로 이끌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되어도 걱정, 안되어도 걱정인 EXPO가 아니라, 유치한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과 더불어, 유치에 실패해도 제2의 대안을 가지고 추진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속 정당의 여부를 떠나서, 내년 부산에 출마하려고 하는 정치인들에게, 2030 이후 부산 발전의 비전과 계획은 준비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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