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의 선구자였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정당의 수도권 선거전략 부재를 비판하던 중 "보수정당이 왜 선거 때마다 수도권에서 패배하느냐, (자기 선거가 바빠서) 아무도 선대위를 안 하려고 해서 나중에 가서 보통 비례대표로 공천받는 사람들이 선대위 한답시고 한다. 대변인도 무슨 막 비례대표 공천 받은 여자분이 하고 이렇게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어서 "보통 그 분들, 비례대표는 정치 시작한 지 1주일도 안 된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이 모여가지고 선거 전략이랍시고 총괄하니 보수정당은 판판이 깨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메시지부터가 망가지기 때문에"라고 주장했다. 여성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비하 발언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청년정책 행사에서 '국회가 발목을 잡아 개혁을 못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 이를 '총선용 읍소 전략'으로 규정하며 "읍소가 되려면 불쌍해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당내 친윤계가 주도한 자신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를 '윤석열 정부가 별로 안 불쌍해 보이는 이유'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지금은 뭔가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 입법하고 싶은 게 있는데 안 되니까 짜증나는 게 있겠지만, 그거와 별개로 큰 틀에서는 별로 안 불쌍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우리 정부가 국회에서 소수 정당이어서 우리가 뭘 하려고 하면 무조건 발목 잡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제대로 된 입법 하나 해본 적이 거의 없다"며 "그래도 희망을 가지라. 내년부터는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한 데 대한 비평이었다. 이 전 대표는 "보통 보수 정당이 선거 때 되면 읍소로 들어간다. 박근혜 시절에는 읍소가 기본 선거전략이었다"며 "그런데 읍소가 안 먹히는 시점이 된 게 뭐냐, 읍소가 되려면 실제로 불쌍해 보여야 된다"고 했다. "'너무 일하고 싶습니다, 일하게 해 주십시오' 이거는 불쌍한 모드랑 결합됐을 때 선거 효과가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그러니까 지금 대통령이 말하는 건 '입법을 하려고 하는데 민주당이 너무 의석수가 많아서 나라를 위해서 하고 싶은 입법을 가로막고 있다' 이것이지 않느냐"며 "그건 기본적으로 불쌍해 보여야 먹히는 전략"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의 1년 동안 이미지는 뭐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하면 안 되는 것도 하는 이미지까지 가버렸다"며 "일반적으로 안 하는 것들까지 하는 것이다. 대표를 자른다든지 이런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예를 들어서 길 가는 분 붙들고 '윤석열 정부가 하고 싶은 것 이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하고 싶은 걸 다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걸 넘어서 안 해도 될 걸 하고 있다'라는 생각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발표와 관련, 원 장관과 대통령실 간의 교감이 있었을지를 놓고 이야기하다가도 "옛날에 제가 당 대표 할 때, 혁신위 만들었는데 '왜 상의 없이 만드냐'고 저한테 뭐라고 했다"며 "아니 당 대표가 당에서 혁신위 만드는 건 당 대표 마음이지, 그런데 그거를 대통령이랑 상의 안 했다고 정무수석이 전화 와 가지고 뭐라고 했다"고 과거 일을 들춰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 때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자 "제가 보수의 큰 틀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저는 무슨 옵션이든지 할 수 있다. 왜 제가 제 옵션을 닫아버리겠느냐"며 "제가 진짜 보수, 가짜 보수 논쟁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이게 보수정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고 정부·여당에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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