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의 전문성을 반영한 자격제도 및 양성과정 개편 필요
우리나라의 영유아 보육은 보호와 양육을 강조하는 탁아에서 시작하여 교육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발전되었고, 유아교육은 교육 중심에서 보호와 양육을 포함시키는 개념으로 확장되어 발전되었다. 이처럼 영유아의 발달적 시기를 고려할 때 보호와 양육, 교육을 결코 분리할 수는 없다. 유보통합의 논의에서 영유아들이 주인공인 것을 인정한다면, 교사가 보육과 유아교육의 전문성 모두를 갖추는 것이 더 훌륭한 대안이라는 것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의 유보통합은 교사의 질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교사 교육기관과 교사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이 통합되었으며, 학위 수여의 기준을 통일하여 유치원과 보육시설에서 일할 수 있는 공통 자격 요건으로 제도화하였다. 1985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장애아 보육의 역사와 현재 만명이 넘는 장애영유아가 있는 어린이집 현장은 전문성의 산물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장애아 보육의 전문성도 포함된 자격제도와 양성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유보통합의 최종 목표가 장애 영유아가 교육적인 권리를 보장받고 더 잘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면, 더욱 보육과 교육이 모두 포함한 전문성 향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장애영유아 보육 경력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기초한 별도의 교육과정 마련 필요
보육 현장에 재직 중인 교사들은 유보통합 이후 자격제도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으며,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을 이용하여 시중의 교육기관에서는 4년제 학사 이상, 유아특수교사 자격자, 교원 자격취득 등이 유보통합 후의 자격 개편인 것처럼 홍보하며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정작 교육개편의 당사자인 교사는 유보통합에 대한 정보 전달이 가장 늦으며, 잘못된 정보들로 혼란스러워 하고 현직 교사들의 의견 반영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금 거론되는 유보통합의 자격제도 일원화의 주장은, 교사자격 제도 이원화로 인해 교사의 전문성 담보가 미흡하다는 시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장애 영유아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해 교사자격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보편적이지만, 그것이 교사 자격취득과 자격상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것이라는 것도 잊고 있는 것 같다. 현장근무 경험이 없는 비전공자에게 제공되는 자격제도와 양성과정 기준을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전문성을 높이는 과정으로 보기 어렵다. 그런 식의 접근보다는 경력 교사에게 필요한 장애 영유아교육・보육의 전문성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별도의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력교사만을 위한 학과교육과 국가시험제도 도입 방안등의 별도의 과정을 고려하되, 자격취득과 자격상승과 같은 논리보다는 전문성 향상에 보다 초점과 가치를 두어야 한다. 핀란드의 영유아 교사는 7레벨(졸업장, 학사학위, 대학 수료증, 대학 졸업장 과정 완료) 이상의 3년제 초기교사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제도를 참고하여, 유보통합이 진행되는 일정 유예기간 동안 경력교사 교육과정을 열어주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제안하며, 경력교사 교육과정은 전문성 향상에 기초하여 개발해야 할 것이다.교사 구인의 어려움에 처해있는 유아교육・보육현장에 대한 고려 필요
현장의 원장들이 유보통합을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장애영유아 보육교사나 유아특수 교사를 구인하는 것이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유보통합으로 교사자격이 일원화되고 현직 교사가 자격을 취득해야 하는 과정 때문에 현장을 떠나버리면 남은 아이들은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을 어린이집 원장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유보통합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장애영유아의 유아교육・보육 현장은 계속 운영되고 아이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유아교육・보육 현장에서 교사 구인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기를 바라며, 좋은 현직 교사가 유아교육・보육 현장을 떠나지 않고 유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과 제도가 모색되길 희망한다.현직 장애 영유아 교사의 유아교육・보육 현장의 의견이 반영된 개편 필요
최근 장애아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학력, 자격 취득방법, 자격취득의 어려운 점에 대한 재직 교사의 의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장애영유아 교사의 적정 학력은 4년제 대학 졸업의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현장의 교사들도 유보통합 후의 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동의하는 의견으로 볼 수 있다. 장애 영유아교육・보육 현장이 보다 전문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장애 영유아 교육・보육 현장의 질이 높아지기를 무엇보다 바라는 것도 교사 당사자이다. 교사 자격과 전문성을 향상시킬 당사자에게 어떠한 제도가 필요한지, 어떠한 수준이면 적정할지, 어떠한 방법이면 과정들의 실천이 가능할지 직접 물어보고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소비자 주의’와 ‘당사자 주의’가 비단 장애인을 대상으로만 적용되는 이념은 아닐 것이다. 유보통합 과정에 교사의 자기결정, 자기선택, 권리 보장이 외면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통합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를 하나로 합침, 여러요소들이 조직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룸'으로 되어있다.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유보통합은 2개의 조직을 하나로 합쳐서 끝내는 것을 목적을 두거나 격차 해소 차원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과 유치원/ 보육과 유아교육/ 보육교사와 유치원 교사 등 '여러 요소를 조직하여 다양함이 살아있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두어야 한다. 유보통합은 보육과 교육이 '하나의 전체'를 이룰 때, 진정 장애 영유아를 위한 유보통합이었다고 평가될 것이다. 현장은 유보통합이 어린이집의 나쁜 점과 유치원의 나쁜 점이 합쳐져 최악의 유보통합이 되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와 어린이집의 좋은 점과 유치원의 좋은 점이 합쳐져 영유아에게 가장 좋은 보육·교육환경이 제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유보통합을 바라보며 이런 우려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비단 현장만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추진되는 유보통합의 모든 과정이 장애 영유아에게도 차별없이 적용되길 희망하며, 보육과 교육의 장점만 검증되고 통합되는 교사 자격제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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