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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 2년 7개월만에 첫 하락, 하지만… 유가 기저 효과…전력·가스 상승률은 23% 달해 여전히 고공행진
경기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반전했다. 유가 안정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세가 지속되리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가 변동 기저효과가 큰 영향을 끼쳐 소비자의 체감 물가는 당분간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2015=100)는 119.84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0.2% 하락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하락세를 기록한 건 2020년 11월(-0.3%)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상승세로 전환한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21년 3월 4.1%로 훌쩍 뛰더니 같은해 4월 6.0%를 기록했고 10월에는 9.1%로 치솟았다. 이후 한동안 8~9%대를 유지하던 상승률은 작년 6월 10.0%까지 올라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4월에는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 아래로(1.6%) 떨어지더니 이번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대비로도 -0.2%를 기록해 마이너스세였다. 지난 4월(-0.1%)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가격이 민감하게 변화하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3%, 전월대비 -0.2%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식료품은 전년동월비 2.9%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락세를 이끈 건 유가였다. 개별 품목별 상승률을 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지수 상승률이 -34.3%에 이르렀다. 지난해 유가 급등세의 기저효과가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화학제품지수 상승률이 -7.3%였고 제1차 금속제품은 -8.5%를 기록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도 마이너스(-5.5%)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들 제품을 포괄하는 공산품지수 상승률은 이에 따라 -4.7%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동월비 3개월째 하락세다. 농림수산품지수 상승률도 -1.5%의 하락세였다. 축산물지수 상승률이 -8.0%에 달했고 농산물은 약간의 하락세(-0.2%)를 나타냈다. 하지만 수산물지수 상승률은 10.1%에 이르렀다. 이들 제품과 운송(-0.6%)을 제외하면 하락세를 나타낸 품목은 없었다. 오히려 소비자 체감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품목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음식점 및 숙박 상승률이 6.5%에 달했고 음식료품 상승률도 6.4%에 이르렀다. 외식비와 장바구니 물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품목은 여전히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당장의 가정 에너지비에 영향을 끼치는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상승률은 22.9%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되리라는 신호다. 다만 총지수로 하락세가 확인됨에 따라 정부 경제 정책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의 골자로 경기 부양 카드를 꺼냈다. 경기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 안정세가 일단 확인된 만큼, 경기 부양 기조가 뚜렷해질 공산이 크다. 생산자물가 안정세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물가 지표로는 안정세가 나타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0.2%를 기록해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하지만 유가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품목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서울의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6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사다 집에서 해 먹는 비용도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7일 명동.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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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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