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대납 등 의혹 수사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에 "사법 방해", "증거인멸·위증교사 등 범죄 영역"이라며 날을 세웠다. 행정부에서 법무·수사 관련 직무를 통할하는 법무장관이 특정 정당에 대해 연일 집중 비난을 가하는 이례적 모양새가 연출됐다. 한 장관은 30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자기 당 대표의 범죄 수사를 막기 위한 사법 방해에 다수당의 정치권력을 총동원해 집요하게 '올인'하는 것은 정치 영역이 아니라 증거인멸이나 위증교사 같은 범죄의 영역에 가깝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한 장관은 "(이재명 전) 도지사의 방북을 위해 깡패를 시켜 북한에 뒷돈을 갖다 바치는 것은 민주당과 무관한 개인 비리"라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압박하다가 안 될 것 같으니 이제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압박으로 타깃 변경이냐"고 했다. 한 장관은 앞서 지난 26일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지금까지 이화영 전 부지사가 북한에 수십억 뒷돈을 준 혐의를 밝혀내서 기소했고 현재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등 추가 관련자가 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자기 편에게 불리한 진술을 뒤집어 버렸고, 검찰청에 몰려가서 드러눕고, 영치금 보내기 운동을 하고, 성명서를 내고, 가족 접촉을 하고, 면회를 해서 진술 번복을 압박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이것은 권력을 악용한 최악의 사법 방해에 가까운 행위"라고 했었다. 민주당은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이날 오전 검찰이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며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공소장을 분석한 결과, 검찰이 국보법, 특경가법 위반 혐의는 물론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이어 검찰에게 또 하나의 '주가조작 성역'이 생긴 모양"이라고 비꼬며 "(검찰은) 전 회장이 반복적인 주가조작 행위로 이득을 보았다는 의혹이 있음에도 자본시장법 제176조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선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이 왜 주가조작 의혹을 축소하려 하는지 의심 가는 이유가 있다. 쌍방울 주가조작 의혹이 제대로 파헤쳐질수록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사건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전 대표도 지난 27일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은 쌍방울 김성태 회장이 800만 불을 해외로 빼돌려(특가법위반) 북한에 몰래 주었다(국보법위반)고 공소장에 써 놓고도, 막상 기소는 중범죄는 다 빼고 경미한 미신고외환거래(외환관리법위반)만 적용했다"며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한 이상한 검찰"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언제든지 중범죄로 공소장 변경이나 추가기소 가능하니, 김 회장은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역시 검찰이 김 전 회장에 대해 봐주기를 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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