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세수가 1년 만에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하반기 큰 폭의 경기 호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연간 세수의 대규모 '펑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3년 6월 국세수입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6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조70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수입 감소 폭이 단연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소득세는 57조9000억 원 걷혔다. 전년 동기 대비 11조6000억 원 감소했다. 법인세 수입은 46조7000억 원이었다. 16조8000억 원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 실적 악화와 물가 급등으로 인한 내수 침체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 정책 기조의 골자인 법인세 감면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법인세 수입은 하반기에도 큰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세법 개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 감소액은 4719억 원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7546억 원의 세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한 감세 정책 기조가 유지돼 정부 세수를 줄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소비 침체는 부가가치세 수입 감소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부가가치세 수입액은 35조7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4조5000억 원이 덜 걷혔다. 올 상반기 상속증여세는 1년 사이 7000억 원 줄어든 7조9000억 원 걷혔다. 개별소비세 수입은 3000억 원 감소한 4조4000억 원이었다. 종합부동산세는 3000억 원 감소한 1조6000억 원 걷혔다. 국세수입이 1년 사이 증가한 항목은 교육세뿐이었다. 작년보다 3000억 원 늘어나 2조7000억 원이 됐다. 올 상반기 세수 목표 대비 진도율은 44.6%였다. 지난해(55.1%)보다, 최근 5년 평균(53.2%)보다 크게 낮았다. 다만 정부는 세정지원 기저효과(-10조2000억 원)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 감소분은 39조7000억 원이 아닌 29조5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경기도 정부 기대만큼 큰 폭으로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앞으로도 세수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소비와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세수 부족은 정부의 재정정책 가동에도 큰 제한이 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