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을 쓰고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눈과 머리가 아픕니다. 콜을 끊고 쉬게 되면 흐름이 연계가 안 되기에 타이레놀 한 알과 커피를 마시고 일합니다. 약 기운 때문인지 두통은 없어졌지만 이번에는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립니다. 피크 타임이 끝날 때 쯤 근처 쉼터나 마트 근처로 가서 잠깐 휴식 후 다시 처음부터 반복합니다."
배달노동자들이 3일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배달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해달라며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라이더유니온)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노동자에게 적합한 온열질환 예방기준을 마련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배달노동자로 일한지 10년차인 박준성 씨는 "저는 여름만 되면 항상 긴장 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배달라이더는 근무시간 내내 헬멧을 쓰기때문에 머리에 열이 갇혀버려서 일반인 대비 온열질환으로 쓰러질 확률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배달라이더를 위한 폭염관련 대책은 전무후무한 상태"라며 "폭염경보일땐 매일 문자나 알림으로 '물을 많이드세요'라는 플랫폼사들의 알림메세지만 올뿐 지원책 자체가 없다"고 했다.
현행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에 따르면 체감온도 33도 이상(폭염주의보)일 경우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도 이상(폭염경보)일 경우 매시간 15분의 휴게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옥외작업제한, 업무담당자를 지정하여 노동자 건강상태 확인 등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노동자들은 고정된 사업장에서 일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을 적용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업중지시 아무런 보상이 없기 떄문에 배달노동자들이 이를 따를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은 "현재 기상청이 발표하는 체감온도만으로는 배달노동자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며 "배달노동자는 위에서 내리쬐는 햇빛, 밑에서 올라오는 아스팔트 복사열, 옆 차량이 내뿜는 열기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측정하고 위험도를 판단해 조치기준을 수립하는 것부터가 폭염대책의 시작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기후실업급여'를 요구했다. 이들은 "배달노동자와 같이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선, 실제 위험한 상황이 되었을 시 작업 중지 조치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상황에 고용보험을 통한 일시적 실업급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노동자에게 적합한 온열질환 예방기준 마련 △폭염 조치 자동 시스템 마련 △간이 쉼터 확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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