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두루 역임한 정치 원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에 대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경축사에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 세력" 등 이례적 언사가 담긴 데 대해 "아니,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쪽에 굴복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혀를 찼다. 김 전 위원장은 "남한에 과연 그런 세력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극소수에 달하는 사람들이 아마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일반화해서 이야기한다는 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이고 1인당 GDP가 지금 3만 불이 훨씬 넘는 상황에 있는데, 여기에서 아직도 옛날과 같은 사고방식에서 무슨 좌파니 우파니 이런 것을 거론할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며 "그러니까 지금 자꾸 자유를 이야기하고, 그러면 누가 특별하게 자유에 반대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처럼 그런 인상을 주는 그런 정치행위라는 것이 별로 국익을 위해서 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사실 딱 양분되어 있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에서 극명하게 나타났지만 거의 50 대 50 비슷하게 일반 국민들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것을 어떻게 잘 융합을 하느냐 하는 방향으로 정치가 노력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것을 기정사실화해서 자꾸 상대를 그런 식으로 몰고 가면 국민 통합을 위해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 광복절 축사를 보면 그 동안에 개별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걸 종합해서 다시 강조하는 그러한 경축사 같다. 특별히 거기에서 무슨 새롭게 뭘 우리가 지적할 만한 그런 내용은 없었던 것 아닌가"라고 혹평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편 윤 대통령이 단행한 광복절 특사에 대해서도 "무슨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 경제인들을 사면한 것처럼 이야기들을 하는데, 그 사람들의 면모를 봤을 때 그 사람들이 한국 경제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니다"라며 "그 사람들 가지고 경제 활성화가 될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사면복권에 대해서도 그는 "심각하게 국민의힘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물론 사면이 됐기 때문에 피선거권이 주어져 있는 건 사실인데 그 사람이 나감으로 인해서 그것이 국민의힘에 득이 될 거냐, 안 될 거냐. 만약에 김태우가 나와서 선거구(에서 승리)를 못 한다면 그 자체로서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원래 귀책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안 나가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나는 생각을 하는데, 또 역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한 번 내년 총선에 대한 시험을 해보자'고 내보낼지도 모르겠다"면서 "그렇다면 그게 사실상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것도 염두에 두고서 빨리 결정을 해야 할 사안"이라고 충고했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운영 논란에 대해서는 "정부는 마치 전라북도가 책임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전라북도는 책임을 통감을 하면서도 자기네들에게 모든 책임을 미는 것에 대해서는 또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한다"며 "내가 보기에는 이 잼버리 문제는 전라북도나 중앙정부나 똑같이 공동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그는 진단했다. 그는 다만 "내가 보기에는 중앙정부가 책임을 더 져야 된다"며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잼버리에 대해서 특별하게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이 정부가 수립된 지가 벌써 1년 반 가까이 되어 가는데 항상 문제가 생기면 과거 정권에 미루는 것은 정치적으로 그렇게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대통령실과 여권의 대응을 꼬집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한때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히 얘기해서 이번에 소위 민주당혁신안에 대해서 국민이 관심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자기네들이 무슨 당대표 뽑는 무슨 비율을 갖다가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은 국민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얘기"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상황은 '삶이 앞으로 안정적으로 갈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그런 점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권이 전혀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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