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 7월 사고 당시 대민지원 대응을 위해 조성된 해병대 카카오톡 대화방에선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물로) 들어가서 찔러보면서 정성껏 탐색할 것"이라는 사단장 지시가 전파된 바 있다. 하급 지휘관이 불어난 물의 위험성을 건의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정황도 해당 대화방에서 확인됐다. (관련기사 ☞ 故 채 상병, 사단장에게 '물 들어가라' 지시받았다) 검찰단은 이 같은 증거 사항을 확인하고 법리검토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법리검토 내용에 따르면 사단장은 해병대수사단 조사에서 '사고가 날 줄은 몰랐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검찰단은 "사고가 날 줄 몰랐다는 (사단장의) 해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여름철 불어난 강물에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것은 각종 매체, 안전 교육을 통해 어려서부터 익히 들어온 바이기 때문에 별다른 지침이 없어도 상식선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군에서는 장병들의 출타 시 출타자에게 '물놀이 시 익사 위험'에 대해 교육을 하게 되어 있는데, 검찰단은 '비가 올 때 물에 들어가지 말라', '급류에 들어가지 말라' 등 군 내 교육사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위험한 작업을 하는 곳에 가는 인원들에게 그 지점을 강조하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검찰단은 '산업 현장에서 대표이사의 구체적 책임을 인정한 사례'로 2건의 민간 판례를 설시하며 사단장 혐의 적용의 타당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검찰단은 구체적으로는 △철도보수 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철도공사 본부장의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을 인정한 판례 △대표이사가 현장 방문 시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을 과실이라 판단한 판례 등을 들어 "(안전사고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이 하급심을 중심으로 인정이 되고 있는 추세"라고 수사단 측에 조언했다. 이 같은 민간 판례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제15조에 따라 '안전보건관리' 책임에 대한 사업주의 추상적 책임과 구체적 책임을 따져보는 경우인데, 검찰단은 해병1사단장의 경우 부대관리훈령에 따른 추상적 책임과, 현장 방문 등 정황에 따른 구체적 책임이 모두 확인된다고 판단했다.지난 7일 <아시아투데이>, 27일 MBC 등을 통해 제기된 '대통령 개입설'에 따르면 채 상병 수사 언론브리핑이 예정돼 있었던 7월 31일 오전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결과에 사단장 혐의를 적시한 일을 두고 국방부장관을 질책했다. 센터 측은 해당 의혹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라며 "국방부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데에는 그보다 윗선의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 故채 상병 수사 '외압' 마지막 퍼즐은 '尹 지시'?)
김 사무국장은 "이번 제보에 따르면 (박 대령이) 개인적인 판단으로 사단장의 죄를 물으려 한 것이 아니고 '시스템'에 의해 법적 검토가 이뤄진 결과가 사단장의 혐의 인정이었던 것이지 않나" 물으며 "그런데 그 수사결과가 손바닥 뒤집 듯이 갑자기 뒤바뀐 것이다. 외압이 있다고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사법적으로 결정된 '사단장 혐의'에 대해서는 결국 사건 이첩 후 법조인들과 법원이 판단해야 할 문제다. 그런데 지금은 법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중간에서 '사단장은 죄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라며 "죄를 물어야 한다는 판단은 구체적인 반면, 죄가 없다는 사람들은 ‘억울하다’는 식의 추상적 얘기만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센터 측은 "오늘 제보 내용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답변이 필요하다"라며 국방부 측 입장을 촉구했다. 임 소장은 제보의 신빙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보하신 분이 익명을 요구했기 때문에 (제보자 신상을) 밝힐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신빙성이 매우 높은 제보라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한 해명은 국방부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 측은 센터 측 주장을 부정하고 나섰다. 장도영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기록 인계 전날인 8월 1일 오후 해병대 수사단이 해군 군검사에게 인계서에 대한 법적 검토를 요청했다"라며 "(군검사는) 해군 검찰에 관할권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법적 검토가 제한된다고 명확히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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