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째 단식농성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고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했다. 노 전 실장은 13일 오후 이 대표를 예방하고 "단식이 길어지니까 문 전 대통령은 정말 깊게 걱정을 하고 계신다"며 문 전 대통령의 우려를 전달했다. 노 전 실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단식과 관련 "정치가 실종되고, 통합보다 국민 분열이 횡행하고 있고, 국익이나 민생보다 이념이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당 대표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려면 빨리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에 "감사한 말씀"이라며 사의를 표하고 "며칠 전에도 (문 전 대통령이) 전화를 주셨다"고 했다. 그는 건강 상태를 묻는 노 전 실장의 물음에 "괜찮다"고 답했다. 노 전 실장은 이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에게 "단식이 사실 아주 위험한 것이고, 특히 기저질환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한테는 아주 위험한 건데 그것에 대해서 깊게 새겨야 한다. 그리고 현재 상황이 하루이틀 만에 해결될 것은 아니니까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추스려야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며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드렸다"고 격려했다.
노 전 실장은 한편 문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계기에(☞관련기사 : [단독] 문재인, 9.19 평양선언 5주년 행사서 인사말) 이 대표를 직접 만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어휴, 빨리 중단을 하셔야지"라며 그 이전에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비쳤다.
노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이 재차 이 대표와 통화를 통해 직접 단식 중단을 권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친(親)문재인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안팎에서 이 대표 단식 중단을 위한 문 전 대통령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한 의원은 "야당 대표가 단식하면 여당에서 만류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전직 대통령에게 그 역할을 맡긴다는 건 처음 듣는 일"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또다른 친문계 의원은 "(요구가 나온다는 데 대해) 알고 있다. 두고 보자"며 문 전 대통령이 다시금 단식 중단 권유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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