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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전임 원자력안전위원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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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전임 원자력안전위원의 조언 [초록發光] 원자력 광기의 시대, 묻지마 안전에 대한 우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경제학의 유명한 격언이다. 행정학의 유사한 경구라면 "국가 정책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도일 것 같다. 왜냐하면, 어떤 정책도 도깨비 방망이처럼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 의해 힘들이지 않고 뚝딱 만들어지지는 않으며, 사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치열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공짜 정책도 없다. 한국의 원자력 안전 규제도 동일한 방식으로 값비싼 비용을 치르며 만들어졌다. 역사적으로는 1958년 설립된 원자력위원회가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을 건설부터 운영까지 53년 동안 책임졌었다. 그렇지만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위원회는 안전에 특화된 조직이 아니었으며 원자력 산업의 진흥 업무까지 담당하는 기관이었다. 진흥과 규제를 동시에 맡을 경우에는 안전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제기됐다. IAEA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 권위 있는 과학자 집단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언급되는 바로 그 국제기구이다. 그렇지만 IAEA는 회원국이 핵무기를 제조하지만 않는다면 내정에는 그다지 깊숙이 관여하지 않는다. 실제로 IAEA는 원자력 안전과 관련해서도 진흥과 규제를 분리하면 좋겠지만, 통합해서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면죄부를 발행한 바 있다. 이렇게 면죄부를 부여받은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다. 그런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심각한 재난에 직면하자, 일본은 이듬해에 원자력규제위원회를 분리해서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발생했던 재앙 덕분에 한국도 이를 타산지석 삼아 한발 빠르게 독립 규제기관으로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원안위는 박근혜 정부 출범과 더불어 총리실 소속으로 격하되기는 했지만, 그간 비교적 큰 문제없이 국내 원전의 안전을 담당해 왔다. 한국 원자력 규제의 역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 큰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쌓여있던 국민들의 요구가 대선 공약에 반영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탈원전 약속이 10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되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공약에 반영됐다. 이처럼 반세기 동안 철옹성으로 유지되었던 친 원자력 정책에 제동이 걸리자,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거세게 진행되었다. 예를 들면, 원자력 관련 산업계와 학생들이 조직 결성을 통해 세력을 확대했으며, 언론은 국가적 기반 산업이 붕괴되었다며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탈원전 공약에 발목이 잡힌 채, 수세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임기 말 청와대와 정치권에서는 탈원전이라는 단어조차 금기시할 정도였다. 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논의가 시작되는 순간 정쟁으로 전락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선거에서 불리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탈원전 정책에 대한 반발의 정점은 월성 원전 1호기의 폐로 감사 사건이었다. 국회의 감사 요청 이후 최재형 감사원장이 산업부와 청와대의 불법적 개입을 고발하면서, 탈원전은 정치적 뇌관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게다가 그 무렵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저항하며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던 윤석열 총장마저 논쟁에 가세해 탈원전 반대를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설정하는 상황까지 전개되었다. 결과적으로 유사 이래 최초의 검찰 총장 출신 대통령이 당선되는 역사적 파란이 발생했으며, 감사를 정치적으로 진행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던 최재형 감사원장은 현재 국회의원으로 실제 정치인이 되었다. 필자는 이처럼 파란만장했던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무렵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원안위 위원직을 맡았다. 독립 행정기관인 원안위는 아홉 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그중에서 위원장과 사무처장 두 명은 상근 위원인 데 반해, 나머지 일곱 명은 비상근으로 회의에 참석해 의사결정만 담당하는 구조이다. 이들 가운데 세 명은 대통령이 직접 선정하는 반면 나머지 네 명은 국회에서 추천받기 때문에, 특정 정당뿐만 아니라 입법과 행정 어느 한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필자는 민주당 추천을 받았으며, 국회 본회의를 거쳐 대통령의 임명 하에 원자력 안전 관련 규제 업무를 담당했었다. 지난 3년 동안 거의 결석하지 않고 논의에 참여했던 전직 원안위원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한 가지를 조언하고 싶다. 다만 정치적으로 반대 성향을 지닌 정당에서 추천되었던 위원의 제안을 현 정부가 귀담아들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필자와 같은 시기에 임명되었던 자유한국당 추천 위원의 의견을 대신해서 전달하고자 한다. 이분은 비상임 위원 재임 중에 원자핵공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맡았던 적이 있다. 강연 말미에 한국의 원자력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한다. 왜냐하면, 세계적으로 원전 업계의 침체는 항상 대규모 사고 인해 발생했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임기 내에 신규 원전 건설 및 수명 연장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정책 방향 및 지향점은 정권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현 정부가 진정으로 원자력 산업의 확대 및 성장을 바란다면, 안전 대책만큼은 축소하지 말고 강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전보다 더 철두철미하게 원전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추천 위원이 아닌, 현행 여당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추천 위원이었던 분의 조언을 반드시 깊이 새겨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지난해 7월 회의 모습. ⓒ원자력안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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