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보안 시스템 다 풀고 보안 점검?" vs 與 "쓰던 PC 그대로 갖고 한 것"
여야는 이날 국정원이 수행한 선관위 보안 점검의 실효성과 적절성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이번 보안 점검이 실제 상황과 다른 조건에서 시행됐다"며 "선관위 설명을 유심히 보니 사전에 보안의 핵심인 시스템 구성, 소스코드, 접속 관리자 계정까지 제공했다. 사전 준비 기간에는 (국정원에) 내부 보안 정책 예외 처리를 해줬다"고 짚었다. 임 의원은 "그러면 지금 보안 시스템을 다 풀어놓고 시스템 점검이 이뤄진 거 아닌가"라며 "시스템을 다 알려주고 나서 12주에 걸쳐서 점검했다. 이것도 상당히 예외적이다. 다른 기관은 보통 일주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임 의원의 지적 사항을 인정하면서도 "저희가 행정안전망에 들어있는 국민의 모든 정보뿐 아니라 정당 사무, 정치자금 사무 등 민감한 자료까지 전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도 보안 시스템이 뚫리는 일은 없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국정원 보안 점검을)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국정원의 사이버안보 업무 규정을 보면 이게(선관위에 대한 보안 점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 기관이 요청하지 않으면 못하게 돼 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선관위에 보안점검을) 요청했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2월 '국정원이 헌법기관 보안 컨설팅을 하려 한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처음에) 선관위는 자체 보안 컨설팅을 추진 중이어서 응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국정원이 연락이 와서 받으라고 권유했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새로운 권력기관으로 재등극하려는 꼼수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 사무총장은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간접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사무총장은 "보안 컨설팅 부분에는 제가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한 사람"이라며 "들어와서 보니까 보안 관제 인력이 너무 적은 것 같고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 우리가 막을 게 아니라 정당과의 협의에 따라 추천 전문가도 들어와 있으니, 정당이나 정치자금에 대한 예민 정보는 (해커가) 못 보게 하고 나머지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각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우리 위원님들 질의 속에서 이번 보안 점검이 비밀번호 다 가르쳐 주고 한 것 아닌가 말하는데 (국정원이 미리 확보한 것은) 장비 현황과 홈페이지 기능 확인 정도"라며 "선관위 직원이 활용한 PC를 그대로 갖고 있는 환경 속에서 점검이 된 것이다. 기술적인 그런 부분들을 간과하지 말라"고 맞섰다. 김 사무총장은 "해킹 가능성만 판단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다른 침투 방식의 가능성을 전제로 해서 보안 수준을 점검하기 위한 부분"이라며 "어느 정도 문을 열어 둔 상태에서 점검이 필요하다고 봐 진행된 사건"이라고 호응했다. 이만희 의원은 앞서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 요청은 이례적'이라는 강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따로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해 "국정원이 단독으로 무슨 음모론을 갖고 이렇게 말하는가"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기 대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도 선관위가 지난 10일 '정보보안시스템 컨설팅 결과 관련 입장'에서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이 "우리 위원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적은 점을 근거로 "선관위가 (국정원에 보안 점검을) 요청한 것 아닌가"라고 수 차례 물었다. 다만 김 사무총장인 "국정원이 권유했다"는 기존 답변을 고수했다. 선관위 보도자료에 나온 "우리 위원회의 요청"이라는 표현의 의미에 대해 김 사무총장이 "저희가 (보안 점검을)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국정원은 들어올 수가 없다. 보안 컨설팅을 못한다"며 설명을 시도하자 조 의원은 "그러면 국정원의 요청으로 우리 위원회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보도자료를 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오영환 "이태원 참사 현장 소방관 장기 수사, 이제 그만 놓아달라"…국감 나흘째, 주요 쟁점은?
이날 행안위 국감은 중선관위 외에도 진실화해위원회, 소방청, 소방산업기술원 등 총 4개 기관이 대상이었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이날 남화영 소방청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최성범 당시 용산소방서장을 비롯한 현장 소방관들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검찰이든 서부지검이든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든 좀 들렸으면 좋겠다"며 "이 수사기간은 너무나도 부당하다. 끝내 책임을 묻겠다고 기소해 차라리 재판에 넘기든 반대 결론이든 이제 그만 결론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어 "출동 직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먹고 불면에 시달리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현장에 사람을 살리겠다고 달려가고 잇는 사람들이다. 죄책감으로 평생 그날을 어차피 떠날 수 없는 이 사람들을 이토록 부당한 수사 상황에서 이제 그만 놓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앞서 행안위는 이날 오전에는 국감 개시 직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전체회의에 출석시켜 질의를 실시했다. 헌법기관장인 중앙선관위원장의 국회 질의답변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여야는 노 위원장에게 선관위 보안점검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련 기사 : 국회 출석 선관위원장 "보안 미흡 사과…부정선거 가능성은 적어")
국정감사 나흘째이자 1주차 마지막날인 이날, 여야는 10개 상임위에서 57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이어갔다. 법사위의 감사원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논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 적정성 여부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정무위의 국가보훈부 등 4개 기관에 대한 감사에서는 야당이 박민식 보훈부 장관의 '이념 전쟁' 관련 언행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지적했고, 여당은 정율성 역사공원 논란 등을 꺼내들며 맞불을 놨다. 경제·사회부처에 대한 이날 감사는 주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농해수위는 농협 등 4개 기관, 산자위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13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회에서 국감을 열었다. 복지위 감사도 식약처 등 13개 기관이 대상이었다. 국방위는 병무청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 등 2개 기관, 교육위는 교직원공제회·대학교육협의회 등 13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또 외통위는 중국 베이징에서 주중대사관에 대해, 문체위는 전남 목포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에 대해 현장 감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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