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건희 영부인 일가 특혜 의혹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와 관련해 "정부 약속대로 원안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017년부터 시작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두고 기존 계획안인 양평군 양서면 종점안을 김건희 영부인 일가 땅과 가까운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최근 '강상면 변경안'으로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불씨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김 지사는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오랫동안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 놓고, (갑자기) 노선의 55%가 바뀌고 종점이 바뀌는 것을 설계사가 착수보고서에 제안했다는 건 정말로 상식적이지 않고 그동안 전례가 없는 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 문제는) 정쟁도 아니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은 빨리 제자리를 잡지 않으면 점점 문제가 불거지고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윤석열 정부에 조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도지사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김 지사는 도민들 걱정은 안하고 '모든 게 가짜뉴스'라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주장하며 "국민들의 분열을, 도민들의 분열을 봉합하는 게 김 지사의 책임이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전 의원은 또 "도지사는 이 문제를 경기도와 협의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총 사업비 관리 지침 규정에는 기본 설계 과정에서는 협의를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에는 협의를 한다고 명시되지 않았는데 무슨 기준으로 꼭 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취임 후 4번 양평을 방문했다"며 "가짜란 말 쓴 적 없다. 기자회견문을 직접 작성했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이어 "양평 군민을 둘로 갈라치기 한 것은 원안이 나온 뒤에 뜬금없이 나온 변경안"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1차 협의 때 경기도가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씀은 동의할 수가 없다. 당초 안을 가지고 국토부와 협의를 할 때 경기도에 국지도 88호선을 포함해서 송파에 연결되는 철도와 하남이 서로 간섭하기 때문에 경기도와 협의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특히 "당초안(원안)과 변경안(대안)을 비교해봐야 한다는 것은 틀린 말 아니지만 '당초목적 부합', '조속 추진', '주민숙원·정부약속 이행' 3가지가 중요하다"며 "변경안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새로 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시기적으로 불리하고, 주민 숙원이라든지 정부 약속한 게 있어서 원안 추진을 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2년간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원안이 14년 만에 통과됐다. 누가, 왜, 어떻게 (노선이) 바뀌었는지 언론·정치권에서 제기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건희 영부인 일가의 땅이 변경안 인근에 존재하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김 지사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사업 백지화' 선언을 두고 "정부의 오랜 의사 결정 절차가 있었는데 단순 백지화시키는 측면에서 국정 난맥상 초래에 대해서는 지적할만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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