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내 위치한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 추진 이후 한덕수 총리 등이 해군 잠수함의 홍범도함 명칭 변경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과 관련, 해군은 잠수함 명칭 변경을 검토한 바 없다며 함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해군‧해병대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은 홍범도함 함명 개정 계획이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문에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 총장은 "함명 제정 절차와 국내외 함명 개정 사례도 살펴봤다"며 "현재까지 검토 중인 내용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시간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역사적인 사실이 증명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개정 필요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실제 검토할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의 질문에 "논의된 적이 없고 그전에 (홍범도함) 제정 절차 때 공정하고 정당한 과정과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라고 말해, 현재는 함명 개정 이유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함명을 바꿀 필요가 있다, 바꿔서는 안된다 둘 중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함명 개정에 대해) 검토된 적 없고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홍범도함 함명 개정과 함께 이날 감사에서는 지난 7월 호우로 인한 대민지원에 나섰다가 사망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항명'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과 관련한 사안이 언급됐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박 전 단장이 수사 결과를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한 것이 개인의 일탈인지, 아니면 법적 절차에 따른 정당한 행위인지에 대한 기동민 의원의 질문에 "이첩 보류에 대한 정당한 지시가 있었는데 이를 위반한 행위가 명확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사령관은 "박 대령의 행동에 대해, 설득 과정을 거치느라 이틀 간 통화했는데 독단적으로 행동할 것으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런 일탈행위를 했으면 빨리 인정했다면 이 정도까지 파장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한 측 해역으로 넘어 온 북한 어선과 관련, 경계 실패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선박이 NLL 이남으로 내려올 때까지 군이 이를 파악하지 못하다가 어민 신고가 들어오면서 작전을 시작하게 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명수 해군 작전사령관은 "새벽 3시 반부터 이상징후가 있어 작전 진행하고 있었는데 레이더에 포착된 것은 없었다"며 "작전 진행 중에 육군 해양감시대대 감시 장비에 포착됐고 이후 오전 7시 10분 경에 어민에 의해 신고가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령관은 선박 동력 여부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한 김 의원의 질문에 "7.5m 정도에 일부 동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의원은 선박이 NLL을 넘어 내려올 동안 이를 포착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계 실패 논란이 제기되자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저녁 입장 자료를 통해 "군은 오늘 오전 4시 이전부터 동해 NLL 이북 해상에서 특이징후가 있어 함정과 항공기를 NLL 인근에 투입하여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오전(이하 오전) 5시 30분 경 육군 해안감시레이더로 해안에서 10NM(Nautical Mile·노티컬 마일, 해리) 이상 이격된 해상에서 미상표적을 포착한 후, 6시 30분 경 TOD로 작은 점형태의 미상표적으로 식별하였고, 이를 레이더와 TOD로 지속 추적·감시하였으며 6시 59분 경 TOD로 선박형태를 식별하게 되었다"고 설명헀다. 이어 합참은 "7시 3분 경 레이더기지에서 추가적인 현장 근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표적번호를 부여하였고, 해군과 해경의 함정 긴급출항 등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속에서 7시 10분 경 '우리 어선에 의해 신고된 상황'을 해경으로부터 전파받았다"고 전했다. 합참은 "신고내용이 육군에서 추적하던 미상표적의 위치와 일치하였고 해상초계기를 현장으로 이동시켜 소형 목선과 탑승인원을 확인하였으며, 8시 경 해경정과 해군 고속정이 현장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동해 NLL은 동서 400여 km로 수 척의 함정으로는 소형 표적을 포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소형 표적의 경우 외해에서 해안으로 접근하는 경우, 일정 거리내로 진입시 육군 해안감시레이더로 포착하고 감시장비로 식별이 가능"하다고 말해 탐지에 일정한 한계점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31일 단식투쟁에 돌입했다가 23일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군의 역할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매우 중요한 가치로는 정치적 중립"이라며 "홍범도 독립지사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정치적 논쟁이 되는 것이 매우 부당한 논의이며 이 문제에 군이 연루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박 전 단장의 수사 결과와 관련, 해병대 사령관이 결제를 하면서 최초 수사 결과를 충분히 납득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김 사령관은 "입건 전 조사에 대해 여건을 보장했고 제가 결제했던 부분에 대해 수용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해병대 예비역들이 박 전 단장에 대한 기소와 구속영장 신청 등 군 당국의 행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훼손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는데, 김 사령관은 이에 대해 "박 대령(박 전 단장) 측에서 제공한 부분만 받고 이렇게 인식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든 부분들은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