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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숫자로 연금개혁 결론 못내…前정부 사례 반복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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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숫자로 연금개혁 결론 못내…前정부 사례 반복 안해" 연금개혁안 '맹탕' 비판에 반박…'현장 소통' 명분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비판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지난 정부는 연금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 없이 4개 대안을 제출해 갈등만 초래했다"며 "그간 우리 정부는 이런 사례를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번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두고, '숫자가 없는 맹탕'이라거나 '선거를 앞둔 몸 사리기'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연금개혁은 뒷받침할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결론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계획안에 연금 개혁의 핵심인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가 빠진 점을 지적한 비판에 적극 반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재정추계와 수리 검증 등 과학적 근거를 축적했다"며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꼼꼼히 경청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일반 국민 의견을 조사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어렵고 힘들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켜나가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전체 연금제도 구조 개혁 논의를 위한 풍부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연금개혁은 법률 개정으로 완성되는 만큼, 정부는 국회의 개혁방안 마련 과정과 공론화 추진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과거 정부들과 달리 연금개혁에 대한 초당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행정부가 과학적 근거와 국민 의견조사, 선택할 방안의 제시 등을 철저히 준비하고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다"며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규모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두려워해"

이날 윤 대통령은 지난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주문했던 '현장 소통'과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 차별금지 협약 탈퇴,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참모들이 소통한 민생현장 목소리라는 명분으로 기존 정책 기조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는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소상공인 일터와 복지행정 현장 등 36곳의 다양한 민생 현장을 찾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면서 사례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식당에서는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에 자영업자들이 생사의 기로에 있음을 절규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ILO 조항에서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상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을 국내 노동자와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한 ILO 차별금지 협약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강조한 것이다. 또한 "'김영란법의 음식값, 선물 한도 규제 등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니 개선해 달라'고도 호소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하는 목소리, 홍대 부근 상가 등 인파 밀집 지역에서 CCTV 등 치안 인프라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 인구가 몰리는 신도시에서 급증하는 방과 후 돌봄 수요에 대한 시급한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하나하나가 현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신랄한 지적들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며 "저도 지금보다 더 민생 현장을 파고들 것이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청취한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현장 방문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것"이라며 "정부 각 부처의 장관, 차관, 청장, 실국장 등 고위직은 앞으로 민생 현장, 행정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탁상정책이 아닌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대통령실과 총리실이 각 부처의 민생 현장 직접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이 필요한 법안으로 "건전재정을 위한 재정준칙을 도입하는 국가재정법, 회계 부정 방지를 위한 보조금관리법,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산업은행법, 미래 산업전략을 위한 우주항공청법" 등을 거론하며 특히 전세사기 사태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을 우선적으로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세 사기는 피해자 다수가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로,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악질적인 범죄"라며 조속한 특가법 개정과 더불어 "검경은 전세사기범과 그 공범들을 지구 끝까지라도 추적해 반드시 처단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리의 법과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맞춰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민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라며 "일자리는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민간 주도의 시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15세 이상 인구 전체를 분모로 하고 실제 취업자 수를 분자로 하는 고용률은 62.6%로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고 자평했다. 특히 "전 정부 시기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입했음에도 5년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21만 3000명이었는데 비해, 우리 정부는 1년 6개월 만에 민간 주도로 52만6000명의 신규 취업자가 증가한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기도 했다. 또한 "이전 정부 대비 비정규직의 규모와 비중이 모두 감소하고 근로 여건도 개선됐다"며 "파탄 난 재정과 무너진 시장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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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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