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영유아교육을 책임지지 않았다
고등학교까지 완전 무상교육이 이뤄지는 현실에서 여전히 영유아교육.보육은 학부모의 부담이 필요하다. 학급당 원아수는 초등에 비해서 그리 적은 편도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곳이 적지 않다. 걸어서 통학하는 초등학교 오빠 누나에 비해서 나이 어린 영유아들이 차량등하원을 한다. 더 먼 곳으로.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교사들의 상황은 처참하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의 보수는 모두 국가가 지급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은 공립유치원과 초중등학교 교사들의 보수에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9월, 교권옹호를 외치던 그 수십만의 행렬에는 더 열악한 교권상황에 처해있던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의 자리는 없었다. 일반 교사들의 아동학대 인정건수는 전체 건수의 2.4%인데, 교사수에서는 반밖에 안되는 보육교사들에 대한 아동학대 인정건수는 일반 교사들의 두배가 넘는 5.4%나 된다. 하루 4~5시간 수업을 담당하는 공립유치원이나 초중등교원과 달리 하루 7~8시간 수업을 담당하는 사립유치원 교사들과 어린이집 교사들은 인가으로서 견디기 힘든 노동강도에 놓여있다. 이런 교사들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의 돌발행동을 견뎌내라고 하는 것이 가능할는지. 그럼에도 그들은 거리로 나설 힘도, 외칠 조직도 없다. 열악한 처우와 교권의 상황이 바로 교육의 질로 연결되는 것은 통계로도 알 수 있다. 사립유치원 교사들중 경력 5년 미만의 교사가 전체 교사의 51%나 된다. 많은 사립유치원 교사들은 견디지 못하고 유치원 현장을 떠난다. 열악한 교사처우와 교권환경이 유아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그 피해는 영유아들의 몫이다.대한민국의 뒤늦은 반성. 유보통합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30년간 유보통합을 방치했다. 그러나 최근 1년에 5-6%씩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이곳 저곳에서 폐원되있다. 다니던 시설이 페원되면서 갈 곳을 잃은 영유아와 그 부모들이 다른 시설을 찾아 해메고 있다. 원아모집에 허덕이는 시설과 갈 곳을 찾아 헤메는 영유아가 병존하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스러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적 관리가 필요한데, 관리체계가 이원화되어 있다. 유보통합은 절박해졌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관리체제의 통합이다. 교육부가 보건복지부로부터 권한을 넘겨받고, 교육청이 시도청으로부터 권한을 넘겨받아서 통합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감의 책상위에 양 시설의 차이가 올라와야 한다. 이것이 시설간 격차해소의 출발이다. 어런이집이 유치원에 비해서 부족한 것, 유치원이 어린이집에 비해서 부족한 것을 한눈에 보면서 재정투자를 통해서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이후 교사의 자격이나 기타 여러 가지를 상향평준화시켜나가는 것이 유보통합의 과정이다. 이렇게 되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가리지 않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시설에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유보통합의 좋은 점이다.유보통합 반대 목소리
일부 공립유치원교사들은 보육은 교육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보육은 돌봄이고 돌봄은 교육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만3세이후 교육과정은 통일되어 운영된지 오래다 더구나 돌봄없는 교육이 없고, 교육없는 돌봄이 없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돌봄과 교육의 분리는 영유아의 성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립유치원교사들이 자신의 업무를 ‘교육’에 한정하려는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 유보통합을 하면 교육재정을 ‘붕괴’시킨다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년 어린이집 유아들에 대한 급식비지원 1700억원의 예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데, 이들은 윤석열대통령이 교사들 수당인상에 3000억원을 쓰는 것에는 아무런 말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이뤄진지 오래다. 그러나 공립유치원조차도 무상급식이 시작되지 3년 전후다. 그 동안 학부모 부담으로 하거나, 또 어느 지역에서는 누리과정 유아학비에서 편법으로 급식비를 떼어내어 충당했다. 우리나라 최후로 남은 무상급식 대상이 바로 어린이집 재원 영유아들이다. 이들 역시 누리과정 유아학비에서 급식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을 올해부터 일부 교육청에서 교육비특별회계에서 일부를 지원했고, 내년에는 교부금에서 1700억을 지워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에 이 영유아 밥값 1700억이 교육재정을 고갈시키고 붕괴시킨다는 주장을 하는 교육감이 있고, 일부 '교육운동'을 하는 분들도 그렇게 주장한다. 더불어 과거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을 위해서 교부금에서 2조를 지원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던 2014년, 15년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40조였지만, 지금은 30조가 늘어난 65조에서 70조를 오간다. 여기서 2조를 격차해소 재정으로 쓴다고 해도 초중등교육은 문제가 없다. 30년 전에 들었던 “대학교에 쓸 돈도 없는데 유아에게 쓸돈이 어디있느나?”는 그말과 비슷한 "초중고등학교에 쓸 돈도 없는데 영유아에게 쓸 돈이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말을 30년이 지난 지금도 듣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만난 학부모가 말한다. "왜 우리가 낸 세금으로 아이들의 급식비 1700억은 지원은 못하게 하면서 윤석열의 즉흥적인 3100억 교사들 수당 인상은 환영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 우리 운동에서 아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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