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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주 4.5일제', 민주당의 반격 카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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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주 4.5일제', 민주당의 반격 카드인가? 불씨 살아있는 '주69시간' 안티테제…총선서 '노동정책 대결' 신호탄 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동 정책으로 '주 4.5일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대척점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여야 정책 대결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15일 대전 현장최고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국민 삶의 수준을 높이고, 양이 아닌 질로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겠다"며 "민주당은 '주4.5일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른바 '주 최대 69시간' 논란으로 역풍을 맞은 뒤 근로시간 제도 개편의 방향을 발표하며 소극적인 진화에 나섰으나, '주 69시간'의 불씨가 살아있는 가운데 나온 민주당의 맞불 정책으로 풀이된다. 또한 단순히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안티테제 성격을 넘어, 앞서 정부·여당이 김포시 서울 편입, 주식 공매도 한시금지 등 총선을 겨냥한 화제성 정책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이슈 주도권을 가져간 데 대한 반격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에는 '은행 횡재세' 법안을 사실상 당론발의하기도 했다.

'주 120시간'노동을 실현시킨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제도 개편

근로시간제도 개편 논란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정부 전문가 자문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지난해 12월 12일 '노동개혁 권고안'을 발표했다. 연장노동시간의 관리 단위를 기존 1주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해 주 69시간까지 노동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윤석열 대통령은 권고안이 발표된 다음날인 12월 13일,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의 권고안에 대해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높였다"고 긍정평가 하며 "권고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주 120시간 노동'을 언급하며 강조한 "바짝 일하고 노는" 구상이 실현된 안이었다. 이 권고안을 토대로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6일 현재 주 5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는 노동시간을 주 69시간까지 늘리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입법 예고했다. 권고안의 핵심이었던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선택할 수 있게 해 노동시간 활용의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MBN 뉴스 갈무리
하지만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실현시킨 '기절시간표' 등이 유행하며 역풍을 맞았다. 정부가 새로운 대화상대로 상정한 'MZ노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도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는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해왔던 국제사회의 노력과 역사적 발전 과정에 역행한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여론의 역풍이 거세지자 윤 대통령은 입장을 바꿨다. 지난 3월 2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주당 최대 근로시간에 관해 다소 논란이 있다"고 '69시간' 논란을 언급한 뒤 "저는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 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고용노동부도 고개를 숙인 뒤 지난 13일 국민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업종·직종에 대해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확대하는 정책방향을 다시 발표했다. 지난 3월 발표에서는 모든 사업장이 대상이었는데 이번에는 적용 범위를 좁혔으나, 일부 업종에서는 여전히 '주 69시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불씨를 살려뒀다.

이재명 대표의 '주 4.5일제', 노동정책 대안 될 수 있을까

'주 4.5일제'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부터 공약했던 정책이다. 현재는 법정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하는 주5일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를 4.5일제로 단축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식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으로 '주4.5일제'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 120시간 노동'을 설파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정책이었다. '주 4.5일제'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법안도 당 차원에서 발의한 바 있다. 정부의 근로시간제도 개편 논란이 일던 지난 3월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은 '과로사 예방 및 근로 시간 단축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기업이 근로 시간을 단축할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비용을 최대 전액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이 법안엔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과 정책위의장이었던 김민석 의원 등 의원 61명이 발의에 함께 참여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3월 30일 '주 4.5일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주4일제, 4.5일제가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과거 한 달에 한 번은 쉬자, 일주일에 한 번은 쉬자는 변화도 처음에는 반론이 많았다"며 "앞으론 주4.5일제를 실행 가능한 목표로 갖고 고효율의 노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다만 '주 4.5일제'는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단시간 일자리 확산과 양극화 등을 동반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와 교섭력이 있는 대기업에선 임금감소 없는 '주 4.5일제'를 도입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소득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3월 30일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도 "(주 4.5일제는) 보편적 적용 가능성이 작고 시간 양극화를 부추기는 부작용도 염려해야 한다"며 "대선국면은 특수상황이라 해도, 지금 정부 노동시간제도 개편방안의 맞불 카드로도 접점은 희미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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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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