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유남석 전 헌법재판소장 후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정형식 대전고등법원장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헌법재판관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과 덕목, 법조계의 신망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헌법재판소 본연의 직무 수행에 더 없는 적임자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또한 "1988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35년 간 서울고법, 수원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해박한 법리와 공정한 재판 진행으로 정평이 나 있는 법관"이라며 "대전고등법원장, 서울회생법원장을 거치면서 법원 행정에 있어서도 원칙에 충실한 업무를 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지난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1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이 부회장을 석방한 전력이 있다. 당시 항소심을 맡은 정 후보자는 "대한민국 최고 정치 권력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경영진을 겁박하고, 이 부회장 등은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이란 것을 알고도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거액의 뇌물로 나아간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법원이 이 사건을 정경유착이 아니라 대통령의 겁박에 따라 수동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사건으로 규정해 이 부회장을 석방하자,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정 후보자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쏟아졌으며, 법원 내부에서도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판사들의 비판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항소심 판결은 결국 대법원에서 뒤집혔고 파기환송심을 거쳐 이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사청문회가 있으니까 국회와 국민 앞에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듣기로는 법과 원칙에 충실한 분으로, 성향에 따라 좌고우면하는 분은 아니라고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윤 대통령이 (순방을) 떠나기 전에 발표하려고 했는데 한 번 더 세밀히 본다고 오늘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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