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정부‧여당의 예산안 심사 회피가 계속될 경우 단독 수정안을 준비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심사를 회피하고 저해하는 정부·여당의 의도에 맞서 민주당도 국회에 주어진 합법적 권한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이 예산안 심사를 지연시키는 것에 유감을 표하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 13일부터 24일까지 감액 심사를 했다"며 "두 차례에 걸쳐서 감액 심사를 했지만 특활비, 특정업무경비, 원전·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 예산 등 쟁점에 대해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안 심사가 진행된 지난 한 달에 대해 "야당이 찾아다니면서 심사를 촉구하고 정부·여당이 회피하는 시간의 반복"이라고 표현하며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시간 끌기만 하면 야당에 불리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 듯 했다"며 "국회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정부 예산안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조항을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정부가 본회의 자동부의라는 정부의 권리를 행사한다면 국회도 헌법과 국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다하기 위해 수정안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수정안 방향에 대해서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만 내는 방법과 예산 총지출을 늘리는 증액 방안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최소한의 수정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일방적으로 (야당 단독으로) 처리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여당이 예산안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추진을 미룰 수 있느냐를 묻는 질문에 "여당이 예산안과 탄핵안을 연계했다면 황당한 일"이라며 "이것(예산안)은 이것대로 처리하는 게 합리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민주당이 예산안 합의 처리 대신 탄핵소추안 처리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는 내년도 예산을 합의 처리하기 위한 것이지 정략적 목적이 분명한 탄핵을 위한 '방탄 정쟁' 본회의가 아니"라며 "정쟁용 탄핵을 멈추고 민생과 예산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오는 3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과 일부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여당은 예산안 합의 없이는 30일 예정된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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