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이 7일만에 종료됐다. 양측은 상대방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휴전 종료를 상대방의 책임으로 돌렸다. 1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군(IDF)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발포하며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면서, 하마스에 대한 전투 작전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휴전 조건을 어기고 추가 인질 석방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은 교전이 재개됨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는 이스라엘 총리실의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총리실은 "전쟁 재개로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즉 인질들을 석방하고 하마스를 제거하며 가자지구가 이스라엘 주민들에게 절대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발포를 하면서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가자지구 내무부는 휴전 결렬 선언 몇 분 만에 가자 북서부에서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총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남부 지역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1월 24일부터 나흘 동안 임시 휴전에 돌입했다. 양측은 카타르와 이집트, 미국 등의 중재로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들과 이스라엘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휴전에 합의했다. 이 휴전으로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110명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240명이 각각 석방됐다. 이후 하마스는 인질 8명을 추가로 석방하며 일시 휴전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협상이 진행됐으나 끝내 합의를 보지는 못했다. 미국 방송 CNN은 현재 상황에 대해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이스라엘군이 전투 작전 재개를 발표한 후에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카타르와 이집트 등의 중재자와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스라엘, 하마스, 카타르, 미국, 이집트 등 관련 주요 당사국들 중 누구도 회담 결렬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협상 재개 여지를 열어뒀다. 미국은 민간인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방송은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을 만나 미국의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11월 30일 텔아비브에서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북부에서 목격한 것과 같은 대규모 민간인 인명 손실과 주민 이동이 남부에서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미국의 긴급성을 (이스라엘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주요 군사 작전을 재개하기 전에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추가적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인도주의적 민간인 보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병원과 발전소, 시설을 보호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방송은 이에 대해 "두 가지 중요한 문제는 그러한 노력들이 진정성이 있고 효과적인지, 그리고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군이 미국의 이러한 우려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용의가 있는지 문제"라며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송은 다만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대해 이전보다 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두고 방송은 대통령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진보 세력과 젊은 세대가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 다소 변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방송은 "미국 관리들은 최근 며칠 동안 사적으로, 익명으로 기자들에게 하마스가 인구가 많은 중심지와 민간 시설에 군을 포함시키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가자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교전이 재개될 때 이스라엘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의 중동 평화 교섭본부장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11월 30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전한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첫째, 민간인들이 밀집한 지역을 공격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둘째, 거주지에서 쫓겨난 가자지구 주민들 중 약 절반에서 3분의 2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계속 실행될 수 이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네타냐후 총리가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우선 인도적 차원을 명분으로 한 미국의 휴전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방송은 "가자지구에서의 제2의 전투에서는 미국의 지원이 전쟁 발발 초기보다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며 "만약 이스라엘이 (휴전 이후) 전쟁을 다시 일으켰다고 비난을 받는다면, 이스라엘은 국제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는 내부적으로도 휴전 압박을 받고 있다.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있는 사람들의 가족들로부터 군사적 공세를 보류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가자지구에 대한 더 강한 공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은 "국내 권력이 취약한 네타냐후는 이를 장악하기 위해 강경 우파 세력들이 매우 중요한데, 이들로부터 큰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것이 가자지구와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면서 14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망자의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 당국은 가자지구 교전 재개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을 설득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스라엘' 점령 범죄와 가자지구의 민간인, 어린이, 여성에 대한 잔혹한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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