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발전과 전망
윤석열 정부는 6개 국정목표와 120대 국정과제를 선언했으며, 이 중 지역균형발전은 국정목표 중 하나로 상정됐다. 이를 위해 윤석열 정부는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지역주도형 균형발전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별 혁신성장 역량진단과 균형발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별로 맞춤형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지방시대위원회' 발족과 4대특구 선언 등 다양한 시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방향성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에를 들어 교육자유특구, 특별자치도 등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공공기관 2차 이전의 가시화 등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야 할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2024년 전망과 관련해서는 전쟁 등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제는 2023년과 유사하게 완만한 회복세를 전망(3.0%)하고 있으며 한국경제도 올해보다 나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나, 글로벌 불확실성과 누적된 리스크로 하방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경우 유기적인 연계, 지속적인 만남이 중요한데, 17개 시·도지사들이 대통령과 만나 지역현안을 주고 받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새해에는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가장 핵심을 두어야 할 부분은 역시 지역소멸에 대한 대응책 마련인데, 매우 심각한 것은 지역소멸의 위기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며, 2023년 9월 기준으로 말 기준으로 2023년 9월 기준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소멸위험지역이 122곳(53.3%)에 달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며 산업, 복지, 인구정책 등 모든 사항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의 미래전망 보고에 따르면 인구문제로 인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30년 되면 인도네시아 등 인구대국에 밀려 경제규모가 세계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나라는 분석대상국 34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이에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소멸 위기, 수도권 집중, 지역의 경쟁력 강화 등 핵심 대과제 중심 국정과제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더욱 격상시켜야 할 필요가 커 보인다.지역-인구-생활
특히 2024년 구체적인 과제와도 연결되는 지방소멸 대응기금 개선방안, 중앙권한 지방이양 추진방안 등 논의는 국가발전을 위한 중차대한 일로서, 인구감소 지역 지원에 대한 노력을 향후에도 계속해서 경주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된다.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상 포괄보조사업 국고보조율을 타 지역 대비 10%P 상향했으며, 인구감소지역 내 창업 및 사업장을 신설·이전한 기업 등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특례를 신설하여 기업 이전 유도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되지만 구체성은 다소 결여되어 보인다. 이를 위해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시행 각종 특례 부여 등 관련, 연 1조 원 규모 지방소멸대응기금 10년 간 지원 (2022년 9월 최초배분)은 향후에도 계속하되, 이에 목적성을 가지고 제대로 사용이 되는지는 컨설팅 및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기초지자체 경우 지자체 장들의 입맛에 맞게 공약사업으로 추진되면서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생활인구 도입·활성화 논의가 활발해지는 점은 시의적절하고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의한다. 도시와 지역이 함께 상생 발전하는 활기찬 지역 만들기에 정주 인구뿐 아니라 지역에 체류하는 사람도 포함하는 새로운 인구개념인 '생활인구' 도입 ('23.1월), 세부요건(안) 마련 등이 의미 있으며, 이를 위해 생활인구 늘리기 프로젝트 '고향올래(GO鄕 ALL來)' 사업 추진, 두 지역 살아보기, 지역워케이션, 농촌유학 프로그램 등은 의미 있는 방향이다. 다만, 홍보나 협조가 아직 미흡하고 구체성이 떨어지며, 성과창출에 대한 내용도 불비함으로 이에 대해서는 지역과 일반국민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와 다양한 부처의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문화와 관광 측면으로 보자면, 문화특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고자 하는 대한민국문화도시와 함께 지역의 자생력을 살리기 위해 로컬브랜딩·지역특성 살리기 사업 추진 등이 있으나, 널리 알려지지는 못해 아쉬움이 있다. 지역 고유자원을 활용한 '로컬브랜딩 활성화 지원사업' 추진 관련 로컬브랜딩 전 과정을 포괄하는 마스터플랜 수립 및 세부사업 추진 지원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계하여 지자체-부처 등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사례가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더하자면, 이를 위해 현재 추진중인 소규모 마을 경제 활력제고 사업, 지역특성 활용 로컬디자인, 일자리 지원센터 활성화사업, 전통시장 주변 편의시설 조성 사업, 맞춤형 골목경제 활성화 사업 등 성과를 전 부처 차원에서 연계하고 더욱 확대할 필요성이 커 보인다.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문제는 미증유의 상황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앞으로 과제는 방향성에 맞춘 성과를 이어가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다. 정부는 앞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지역균형발전의 첨병으로 내세운 지방시대위원회 등을 강조하고 있으나 지방소멸 등 매우 엄중한 사항에 대해 이렇다 할 제안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 사업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 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지방시대위원회 위상과 안건 처리 방식 등 정책 실효성을 담보할 실천계획이 모호해 이에 대한 보완이 많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예산 등 변화가 거의 없거나 정부 예산이 대부분 삭감되에 따라 추진 실효성에서 의구심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안이 전년 대비 4조 6000억 원 삭감된 25조 9000억 원 규모로 책정되어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 R&D 예산 삭감이 이뤄진 것은 1991년 이후 33년만이며, 21년 만에 정부 총지출 대비 투자비중이 3%로 떨어졌다. 또한, 지방시대 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라는 합의가 있다고 믿었지만, 김포의 서울 편입 등 지역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가와 지역발전이 비전이 상충하고 있어,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에는 반드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법적으로 보자면, 자치분권법은 행정안전부가, 국가균형법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담당하고 있는 등 실무 부처간의 협력 차원에서 법안 내용상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혼재된 내용도 있어 정책 또는 사업별로 주관 부처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필자소개
이병민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산업입지와 경제지리, 클러스터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장,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는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학장,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글로컬문화전략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현재 한국경제지리학회 회장이다. 글로컬문화와 공감사회, 도시재생 등 경제지리학과 문화지리학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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