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를 "국민들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로 인하하자고 제안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선 절대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연일 공세를 이어나갔다. 한 위원장은 1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인상 및 공무원급여인상률과 연동해 국회의원의 세비도 인상되는 것과 관련해 여러 비판이 있다"며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를 세비로 받는 게 어떨까 예전부터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제안과 관련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고 단순 고위공직자가 아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임무와 영예에 맞는 세비가 지급돼야 한다"며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봉사, 헌신을 위해 (국회의원으로) 나서는 것이기 때문에 (세비를 국민 중위소득 수준으로 인하하는) 이 부분을 진지하게 얘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본인의 이 같은 발언이 당의 공식 입장이나 공약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냈던 정치개혁안과 다르게 제 개인적인 생각"라며 "진영과 관계없이 논의를 해주십사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의견을 주신 것이다. 아마 이건 정말 복잡하게 법까지도 가야하는 부분이다. 당내협의도 있어야 된다. 논의 추이를 좀 지켜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며 한 위원장의 해당 제안이 아직 당내에서 공식 논의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당내 추후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아마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며 "(법 관련은) 현역의원 중심으로 하는 거니까 의총에서 의견 수렴도 있을 수 있고 여야 간 합의도 필요하다. 국민들, 관련 시민단체 분들의 의견들도 다양하게 수렴될 필요가 있는 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석상에서 한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측이 추진하다 사실상 폐기 상태인 '메가서울' 정책 등 뉴시티 프로젝트를 재가동하겠다고도 밝혔다. 한 위원장은 "경기도 동료시민들의 실질적 삶 개선을 위해 행정구역 개편이 필요하단 말에 공감한다"며 "서울편입을 원하시는 지역뿐 아니라 각 지역이 원하시는 방향을 모두 지원하겠단 방침"이라고 했다. 앞으로 새로 출범할 관련 TF는 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가 추진해온 경기분도 정책까지 적극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서울편입만 열심히 하고 경기분도 부분은 소극적으로 공감만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민주당이 말했던 경기분도 정책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정부여당으로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비대위는 서울과 경기 생활권 재편을 위한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를 재구성,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해당 특위는 지난해 조경태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운용된 바 있지만, 새로 출범될 위원회는 전국적인 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이전 위원회와 달리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집중한 새로운 위원회가 될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해당 위원회와 관련 "위원장도 배 총장으로 바뀌고 관련 위원들도 새로 구성이 될 것이고, 명칭도 좀 더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명칭을 다시 고민해서 수정할 것”이라며 “(조 위원장 당시와는) 전혀 새로운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공세를 이어나갔다. 특히 한 위원장은 회의석상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 대장동 비리 의혹, 음주운전, 위증교사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전과 및 의혹들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 같은 분이 공천을 신청했다면 절대로 절대로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공천시스템은 이걸 (이 대표를) 적격이라고 판정할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공천은 어디 쪽인지 이거 하나로 판단 가능하다"고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또 전날 이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수백만이 죽고 전 국토가 초토화된 6.25 전쟁도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다. 38선에서 크고 작은 군사충돌이 누적된 결과였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수정주의 역사관"이라며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6.26 전쟁의 발발책임이 '티격태격하다가 어쩌다 난거다', 이런 식의 역사왜곡을 공당의 대표가 한다는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6.25 전쟁은) 소련과 김일성이 사전에 계획해서 벌였다는 사실이 소련의 문서로 이미 공개돼있는 사실이다. 그런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것에 대해서 우린 민주당의 반성과 국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본인의 '운동권 정치 청산' 주장에 대해서도 "86 세대가 미워서가 아니라 수십 년째 운동권 경력으로 끼리끼리 주고받으며 특권 정치와 기득권을 계속 해오는 과정에서 이분들이 부패해졌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총선체제에서 집중하고 있는 '운동권 비판'과 함께 이 대표의 '대적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86 청산' 전략에 더욱 힘을 싣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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