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현역의원인 김민철·노웅래·양기대·이수진 의원과 비례대표 양이원영 의원 등 5명의 현직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 했다. 이런 가운데 친명(親이재명)계 핵심 의원들은 당내 경선 없이 민주당의 총선 후보가 되는 '단수 공천'을 받게 됐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관위원회는 심사 후 전략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 전략 선거구로 지정 요청할 것을 의결했다"며 "해당 선거구는 중앙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로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곳은 서울 마포갑과 동작을, 경기 의정부을과 광명을, 충남 홍성·예산 등 5곳이다. 공천관리위원회의 전략 선거구 지정으로 인해 민주당 의원 5명이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 당했다. △노웅래(마포갑·4선) △이수진(동작을·초선) △김민철(경기 의정부을·초선) △양기대(경기 광명을·초선) 의원이다. 경기 광명을에 도전장을 낸 초선 비례대표 양이원영 의원도 배제됐다. 반면 다수의 민주당 친명계 핵심 의원들은 이날 '단수 공천'을 받게 됐다. 공관위는 이날 단수 12곳과 경선 4곳을 확정했다. 12곳의 단수공천지 중 10곳은 현역 의원들이, 나머지 2곳은 친명계 원외인사들이 후보로 확정됐다. 이들은 경선 없이 본선에 바로 진출하게 됐다. 단수공천을 받게된 현역 의원으로는 전략공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서울동대문갑·4선)과 최고위원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재선)과 장경태 의원(서울동대문을·초선)을 비롯해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3선) △강훈식 의원(충남 아산을·재선) △강준현 의원(세종을·초선)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초선)△송옥주 의원(경기 화성갑·재선) △문진석 의원(충남 천안갑·초선) △임호선(충북 증평진천음성·초선)등 모두 10명이다. 단수 추천된 원외 인사는 인천 동·미추홀을의 남영희 전 지역위원장과 충남 논산·계룡·금산의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다. 두 원외 인사는 대표적인 친명계 정치인으로 꼽혀왔다. 남 전 위원장은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을 옹호해 민주연구원 부원장직을 사퇴한 바 있다. 경선 대상 지역은 서울 도봉을, 인천 중·강화·옹진, 인천 동·미추홀갑, 충북 충주 등 4곳이다. 서울 도봉을은 현 오기형 의원과 강민석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인천 동·미추홀갑에선 현 허종식 의원과 손호범 전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홍보부장이 각각 맞붙게 됐다. 인천 중·강화·옹진은 이동학 전 최고위원, 조광휘 전 인천시의원,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간에, 충북 충주에서는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 박지우 전 지역위원장, 맹정섭 전 지역위원장 간에 각각 3파전이 치러진다.
당의 전략선거구 지정으로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동작을의 이수진 의원은 공관위의 '컷오프' 방침에 반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공관위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당과 국민과 공익, 승리가 아닌 사욕과 비리, 모함으로 얼룩진 현재의 당 지도부의 결정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까지 느낀다"며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를 모함하며 버리고자 하는 당 지도부와 더 이상 같이할 수 없다"며 "리더십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전략지역이 아니라서 경선이 원칙인 동작을에, 경선 신청도 하지 않은 제3의 후보들을 위한 여론조사가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전략공천을 한다'는 기사들이 나면서 지역구를 마구 흔들어댔다"며 "사태파악을 해 봤지만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될 당 지도부는 외면만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2년 전 수해 때에도 지역에 와달라는 저의 요청에 이 대표는 욕을 먹는다는 이유로 오지 않았다"고 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동작을 지역구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고 이 의원은 이에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시 민주당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서 "험지에서 1~2% 차이를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지역구와 무관한 사람을 여론조사 돌리니 당연히 힘이 빠진다"고 했었다. 노웅래 의원(마포갑·4선)도 기자회견을 열고 "사천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명백한 당의 횡포"라며 "공관위 결정을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본 대결과 가상 대결에서 10% 이기는 후보를 제외하고 타지에서 누구를 데려온다는 말이냐"며 "당이 이기는 후보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를 지키려는 측근을 심기 위한 공천이고, 그런 선거의 본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승복하지 않겠다. 민주당 정신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뇌물수수'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재판 중에도 "정치 검찰의 악의적 기소"라며 출마를 준비해왔다. 경기 광명을은 최근 이재명 대표의 요청으로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이 재선을 했던 지역구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추미애‧전현희‧이언주'의원을 '여전사 3인방'이라고 칭하며 역할론을 언급한 만큼, 이 전 의원이 광명을 후보로 전략공천될 가능성도 있다. 의정부을의 김민철 의원은 지난 2022년 자신의 보좌진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이후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예비후보 검증 단계에서도 해당 건과 관련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젠더 문제가 이슈화된 그런 연루된 경우에 일반 유권자 국민 시각에서 판단했을 때 심각한 도덕적 하자가 있는 경우에 아마도 이제 전략 후보자의 공천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비명 공천 학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의 이어지는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기자들은 "박용진 의원 (하위 평가) 재심 기각이 사실이냐", "하위 평가를 받은 의원들에 대한 내용 공개하기로 한 것 아니었냐", "재심에 대해 대답해줄 수 있는 분이 없냐"는 등의 질문을 이어갔으나 임 공관위원장을 "다음에 질문을 같이 받겠다"며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앞서 현역 의원 하위 10% 평가를 받고 당에 재심을 신청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기각 통보를 받았다며 "당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후 중앙당 공관위에서 논의도 되기 전에 재심 신청의 결과가 나온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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