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 교육을 "사상적 자유 침해"라고 주장하는 등 안티 페미니즘(反여성주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개혁신당 내에서, 과거 페미니즘 의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와 각을 세운 바 있는 금태섭 최고위원이 3.8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성찰과 반성의 말씀을 드리려 한다"며 여성 인권 관련 메시지를 내놨다. 국내 안티페미니즘 정치의 대표 격인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여성의날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금 최고위원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지지율을 보면 최근 갤럽 조사에서 여성 대 남성 지지율이 1대5로 나왔다. 다른 여론조사도 비슷하다. 영남의 민주당, 호남의 국민의힘만큼 우리 당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며 "개혁신당이 여성 정책을 내놓으면 조국신당이 공정 입시를 내세우는 것만큼 조소를 받기도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금 최고위원은 "세계적으로 봐도 세대나 지역별로 지지율이 다른 정당은 있어도 성별로 지지율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정당은 없다. 현재 상태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 개혁신당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성평등 정당이 되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쪽 성의 지지만 받는 정당은 현대적 대중정당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금 최고위원은 구체적인 성평등 정책의 방향과 관련해서는 '가정에서의 성평등'을 내세웠다. 그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가사·육아·돌봄을 남녀가 평등하게 분담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정의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한 시작으로 정부가 통상임금 100%를 주장하는 '3-3-4 엄마아빠 육아휴직 의무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금 최고위원이 이날 제안한 육아휴직 의무제는 기업으로 하여금 부모에게 주어지는 10개월의 육아휴직 중 여성과 남성에게 각각 3개월씩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남은 4개월은 본인 또는 배우자가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한다. 또한 휴직 중 급여는 정부가 고용보험을 통해 100% 지급하도록 한다. 앞서 금 최고위원은 제3지대 통합 이전 '새로운선택' 대표였을 당시에도 "1차 성평등이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 2차 성평등은 여성만 가사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도 동등하게 책임지는 것"이라며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당시 금 최고위원은 "가정에서 성평등을 이루려면 우리나라에서는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병역 문제"라며 여성징병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금 최고위원의 여성정책 메시지가 개혁신당 내부에서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등 공개석상에서 여성의날과 관련한 어떤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김용남 정책위의장 또한 여성의날 혹은 여성정책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개혁신당 지도부의 이 같은 모습은, 실질적인 여성정책을 공약 혹은 계획하고 있는지와 별개로 여성의날을 맞아 형식적으로나마 여성 인권 관련한 언급을 내놓은 다른 정당들과는 대조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가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놓진 않았지만 이날 아침 최고위 직전 이재정 전국여성위원장을 필두로 "차별없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의 여성의날 기념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 행사에 참석해 "여성도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글귀를 남겼다. 민주당은 안귀령 대변인 명의로 "여성의 날을 맞아 차별과 배제, 혐오가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논평도 냈다. 국민의힘도 이날 박정하 수석대변인 명의로 "여성이 안전한 사회, 나아가 공평하고 포용적인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식 논평을 발표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 금호행복시장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성의날 메시지가 있나'라는 질문을 듣고 "여성 인권은 대단히 많은 것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며 "그 점에 대해 국민의힘이 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스스로 자신이 "페미니즘의 안티테제로서 주목받게 된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지난 6일 최고위 공개발언에서는 "낙태 문제부터 존엄사 문제까지, 통일교육·성인지교육 등 국가가 국민의 사상적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 등 국민께서 체감하는 진짜 논쟁에 직면하겠다"고 성평등 의제에 대한 반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관련기사 : 이준석, 이번엔 "성인지교육은 국민 사상적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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