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2000명 증원은 최소한'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사실상 공개 이견을 표출했다.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유권자 반응성이 큰 의대 증원 이슈가 당정 간의 핵심 이견으로 비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 위원장은 1일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부산 남구 지원유세 현장에서 "의사 증원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반드시 해내야 할 정책"이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는, 우리 국민의힘은 증원 숫자를 포함해서 정부가 폭넓게 대화하고 협의해서 조속히 국민을 위한 결론을 내릴 것을 강력히 요청드렸다"고 했다. 그는 "다수 국민들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반면에 지금의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는 것도 바라신다"며 "우리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부·여당으로서 함께 그 노력을 같이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충분히 검토한 정당한 정책을 절차에 맞춰 진행하는 것을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중단하거나 멈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다만 "(의료계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당내에서는 찬반이 갈렸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시라"며 "오늘 대국민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다.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나"라고 비판했다. 함 후보는 "이제 더 이상 윤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며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까지 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늘 의료개혁에 관한 대통령의 담화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며 "의사들께서는 직역을 지키기 위한 기득권 카르텔을 고수하기 보다 당국과 대화에 나서서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는데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홍 시장은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허심탄회한 협조가 오늘을 살아가는 지성인들의 올바른 자세"라며 이같이 밝히고, 다만 "의사단체도 그간 국민의 건강권을 인질로 삼아 너무 나갔지만, 정부도 유연성을 갖고 상대를 굴복시키기보다 타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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