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까지 가세한 조국혁신당 돌풍
그런데 최근 드러나는 특징이 바로 중도층까지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성향 응답자들은 조국혁신당을 가장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조국사태 당시 조국 전 장관을 비난했던 4050세대 상당수가 호의적으로 바뀌었다는 기사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정권 심판을 원하는 국민들 눈에 윤석열 검찰로부터 가장 호되게 당한 조국 대표가 윤석열 심판의 적임자로 보였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반윤석열+비이재명+중도층'이라는 다양한 지지자 그룹을 하나로 만든 접착제는 과연 무엇일까.윤석열의 가족, 조국의 가족
조국 대표와 그의 가족은 법적으로, 가혹하게 처벌받았다. 그는 서울대 교수직에서 해임되고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는 대법원 3심 확정판결이 코앞이다. 교수였던 아내는 감옥에 갔고 의사였던 딸은 하루아침에 고졸 신세가 됐다. 사실 윤석열 검찰에 의해 가족이 도륙됐다고 해도 과한 표현은 아니다. 이는 주가조작, 양평 부동산 투기, 명품백 수수, 논문 대필 의혹 등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국민의힘 선대위원장 가족의 논란이 몇 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와 선명하게, 극적으로 대비된다. 조국 대표의 말처럼 그의 가족은 "국법 질서를 지키며 수사도 다 받았고, 벌도 다 받았다"는 점은 그에 대한 더 이상의 돌팔매를 멈추게 만든다. 또다른 이유는 무능한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다. 실망이 절망으로 바뀌던 차 조국혁신당이 '하나만 팬다'는 사명감으로 1호 공약을 한동훈 특검으로 정하고, 또 "김건희씨를 빨리 법정으로 보내야," "총선 후 윤석열 정권 관계자들의 비리·범죄 처벌" 등을 거침없이 공언하는 모습에 많은 국민은 카타르시스마저 느꼈을 것이다.변명 없이 깨끗하게 사과하는 정치 신인
왜 많은 국민은 조 대표에게 마음을 열었을까. 요즘처럼 막말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조 대표가 드러내는 절제와 품격은 남다르다. 기존 정치인들과 대비되고 돋보인다. 내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변명하지 않고 깨끗하게 사과하는 그의 자세다. 변명을 늘어놓다 안 통하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다른 정치인들과 확실히 대비된다. 2019년 장관 임명 과정에서의 대국민사과를 시작으로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매번 사과했다. 2022년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자녀 입시비리 관련해 조 대표에게 또 사과를 요구하자 민주당 내에서조차 박 위원장에게 "제발 그만" 하라는 불만이 터졌지만 조 대표는 그때도 사과하며 "이후에도 또 사과하라면 몇백 번이고 사과하겠다"고 했다. 요즘 여든 야든 "사과하면 밀린다"는 생각에 사과조차 않으려는 정치인들과 뚜렷이 대비된다.인고(忍苦)의 5년, '정치적 근육'이 만들어졌다
윤석열 검찰이 조국 당시 장관 내정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게 2019년 8월이다. 나라를 두 동강 냈다는 조국사태의 시작이다. 그 이전 조 대표는 정치 입문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저는 아직 정치적 근육이 없습니다"라며 고사했다. 지난 5년 그가 사실상 영어의 몸이 되어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의 시간, 그의 정치적 근육이 자라났다. 지난 5년 그것(?)만 생각했을 것이다. 전격적인 창당 이후 조국혁신당의 진격은 거침이 없다.'공정과 상식'의 실현은 조국의 손에
그는 변명하지 않았고 남 탓 한 번 하지 않았다. 늘 사과했다. 그의 가족은 가혹한 법적 처벌을 받았다. 조 대표는 대법원 확정판결 받으면 구속될 것을 기정사실화했고 "당은 동지들이 이끌어갈 것"이라 했다. 비유하자면 유서 써놓고 전쟁터에 나선 것이다. 그 정도의 고통과 결기면 국민도 마음을 열어줄 만하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투표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는 '용서의 시작'이다. 조국사태로 윤석열 정권이 탄생했고 지금 그 조국 대표가 윤석열 정권 심판에 나섰다. 파죽지세의 조국혁신당을 만들어준 것은 사실상 윤 대통령이다. 그는 어쩌면 대통령이 된 걸 후회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는 조국을 구속시킨 것을 후회할 것이다. 4월 10일 총선은 '심판의 시작'이다. 드라마틱하다 해야 할까, 역사의 아이러니라 해야 할까. 이제 '공정과 상식'의 실현은 조국의 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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