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이끄는 수출이 견조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국책연구원이 진단했다. 수출 회복세는 직전 달보다 한층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내수 부진에 대한 평가는 유지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으나 수출이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수출에 대한 평가 표현은 지난달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회복세'에서 이달 '글로벌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높은 증가세'로 바뀌었다. 3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3.1% 늘어 양호한 흐름이 이어졌다. 일평균 기준으로도 전월(12.5%)에 이어 9.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생산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계속됐다. 2월 전산업 생산은 서비스업 생산이 둔화했으나 광공업 생산이 반도체(65.3%)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 올랐다. 반도체 경기 개선은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2월 특수산업용기계는 전월(13.5%)에 이어 8.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전체 설비투자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3% 줄었다. KDI는 "반도체 경기 회복세로 수출과 생산이 급증했고 이는 주가 등 일부 금융지표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상품소비의 위축이 지속된 가운데 서비스 소비도 낮은 증가세를 나타내 부진이 이어졌다. 2월 소매판매는 0.9% 증가했다.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시설 공사, 조업일수 축소가 반영됐다고 KDI는 분석했다. 승용차(-17.8%)와 통신기기 및 컴퓨터(-10.1%)는 대폭 감소했지만 음식료품(16.7%)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2% 늘었는데 서비스 소비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4.5%),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1%), 교육 서비스업(-1.3%) 등에선 감소했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24.1%)와 건축허가면적(-33.4%)에서 큰 폭의 감소세가 유지돼 향후 건설투자의 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KDI는 짚었다. 소비자물가는 소비 부진이 반영돼 기조적인 물가상승세가 둔화 흐름을 유지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농산물·석유류 등 공급 측 상방 압력이 확대되면서 작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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