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안을 두고 정부와 갈등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내부 갈등이 점차 표면화하고 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현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밝힌 입장문을 통해 "저 김택우는 저에게 주어진 시간까지 전 회원의 뜻을 받들어 비상대책위원장의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과 비대위의 입장이 확연히 다름이 뚜렷해졌다. 앞서 제42대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전날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자신이 자신이 비대위를 이끌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인수위는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당선인의 뜻과 배치되는 의사 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졌고, 이로 인한 극심한 내외의 혼선이 발생했다"며 "혼선을 정리하기 위해 다원화된 창구를 의협으로 단일화해 조직을 재정비"할 것을 요구했다. 현 비대위에 물러날 것을 공식 요구한 셈이다. 이에 이날 김 비대위원장 측은 반대 입장문에서 "당선인은 현재 비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비대위 회의 석상에서 발언을 한다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으나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또 "규정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 권한이며 대의원회의 위임을 받아 운영위원회가 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며 "운영규정의 내용상 비대위의 해산 또한 전적으로 대의원회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인수위를 향해 "이러한 규정을 벗어난 주장을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정부가 밀어 붙이는 정책과 같이 절차를 무시한 무리한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비대위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신뢰한다는 입장 또한 재확인했다. 이 역시 대통령과 단독 대면한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에 비판적 입장을 보인 임 당선인 측과 대비된다. 비대위는 "첫 회의 때 천명한 바와 같이 전공의들이 정부에 제시한 대화 조건을 존중하고 활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어떠한 변화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신뢰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출범 당시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당초 총선 이후 오는 11~12일로 예정했던 대전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와의 합동 기자회견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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