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례적으로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 '단독 출마설'만 무성하던 가운데 '또 윤핵관이냐'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대안을 찾거나 경쟁 구도를 만들어보려는 것인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3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선거일을 9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후보자 등록은 5일까지다. 국민의힘은 "지난 29일 당선자총회에서 후보의 정견발표과 철학을 알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또한 초선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같은 요청이 다수 있었다"며 "선거관리위원회는 금일 회의를 개최하고 만장일치 의견으로 후보등록일과 선거운동기간을 변경 및 연장하기로 의결했다"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 의원이었다. 애초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김도읍·김성원 의원 등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해 이 의원 '대세론'이 굳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었다. 이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만 해도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다면, 당과 국가를 위해 본인이 희생하는 자세로 맡는 것이지 영광의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유상범, SBS), "이 의원이 나서겠다는 것도 높이 평가할 만 하다"(윤상현, 문화방송) 등 같은 당 의원들의 간접 지원 발언이 있었다. 다만 이 의원에 대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총선 내내 인재영입위원장, 공천관리위원으로, 총선 직전엔 당사무총장으로 활동한 의원의 원내대표설이 흘러나오지 않나.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인가"라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조차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께서 불출마 선언을 하실 것을 촉구한다"고 직격한 뒤 "또한 3선 이상 중진 선배 의원들께서 어려운 길이라며 서로 사양 마시고 적극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같은 가운데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연기했다는 억측이 있을까봐 일부러 설명드리러 왔다"며 "이 의원에게 긍정적인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늘리려는 거냐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억측"이라고 했다. 한편 수도권 '친윤' 송석준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떠오른 일에도 눈이 간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 "아직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라 많은 국민, 동료 의원들과 숙의 중이고 구체적 입장은 다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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