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국내문제였던 방사성물질오염을 국제문제로 확대했다.
이 말은 '거짓'이라기보다는 '정책의 잘못'이다. 후쿠시마원전에서 나온 이 ALPS수. 이것을 육상처리하지 않고 해양방출하는 것은 국제정치 상 최악의 선택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당화할 수 없다. ALPS수 내용물이 삼중수소뿐이라든지 기타 방사성물질이 정부 기준 이하라고 하더라도 국제정치상 ALPS수 해양방출은 '최악의 악수'이다. 왜냐하면 해양이라는 것은 '해양법' 즉 국제법에 의해 '세계 각국의 공유재산'이기 때문이다. 실무상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는 12해리(약 22km)만 '영해'라 정하고 연안국의 주권이 미치도록 한 것이다. 그 외는 모두 '퍼블릭(public)한 것', 즉 '공해(公海: open sea)'라고 한다. 공해는 어떠한 국가도 영유를 주장할 수 없다. 공해를 항행할 경우 연안국의 허가는 필요 없다. 자유항행의 원칙(free navigation)이 있다. 이러한 바다에 후쿠시마제1원전사고의 방사성물질오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 '일본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후쿠시마원전에서 나온 세슘은 도치기현, 시즈오카현, 니가타현, 지바현에서도 검출된다든지 요오드가 도쿄의 정수장에서도 검출된다든지 하는 뉴스는 어디까지가 일본 국내문제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것을 해양에 방출함으로써 후쿠시마원전의 방사성물질오염을 국제문제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이 해양방출에 관해 의견을 말할 권리를 가진다. 결국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말이다. 후쿠시마원전사고의 해결도 한층 멀어지게 됐다. 이는 위기관리로서 최악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일본 정부가 해양배수를 '선택했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다. 해양배수를 하지 않는 선택지는 몇 가지가 됐다. 일본 정부는 스스로 방사성물질오염을 국제문제화시켜 후쿠시마원전사고의 위기등급을 올려버렸다. 다른 주권국가를 원전사고문제에 휘말리게 했기 때문에 적대적 관계의 국가라면 공격재료로는 최고이며 보상 명목으로 돈을 요구할 지도 모르겠다. ALPS수문제와는 전혀 다른 경제정치문제의 교섭의 거래 재료로 사용할지도 모른다. 배수는 30년간 계속될 것이기에 언제라도 좋은 때에 공격을 할 수 있다. 이미 중국과 홍콩이 공조해 일본으로부터의 수산품 수입을 금지조치를 했다. 이는 참 곤란한 일이다. 중국 홍콩을 합치면 연간 약 1700억 엔으로 일본 수산물 수출총액의 42%이다. 주권국가는 각각 다른 법률과 규제를 정할 권리를 가지는 것이 국제법상 현실이기에 일본 정부가 아무리 ALPS수는 안전하다고 부르짖어도 그것은 일본 정부의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과학으로 증명돼 있다고 일본 정부가 주장해도 다른 주권국가가 과학에 따를 의무란 없다. 그것은 각국의 자유이다. 국제해사재판소에 제소될 가능성도 있다. 2001년 10월 아일랜드가 대안(對岸)의 영국 셀라필드의 MOX(우라늄과 플루토늄의 혼합연료)공장의 조업중지를 요구하며 중재재판소에 영국을 제소한 사례가 있다. 또 하나 난제는 국제정치에서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움직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인식'이라는 대원칙이 있다. 가령 태평양 연안국에서 채취된 해산물에서 후쿠시마원전 유래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치면 그 나라 소비자는 패닉을 일으킬 것이다. 그때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아무리 안전하다고 설명해도 그 나라 소비자가 그 주장을 믿을지는 알 수 없다. 국제환경 NPO도 움직일 것이다. 정부 간 교섭을 통해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조차 부정할 수 없다. ALPS수 배수는 정치·외교문제화 해 장기화할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 어떤 국가에서 후쿠시마원전 유래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될지 예측이 안 되기 때문이다. 만약 생물농축이 일어난다면 어느 정도의 기간에 일어날 것인지 어디서 발견될 것인지도 예상이 안 된다. 참치와 같이 평생 회유하는 어류가 태평양에는 다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첫 번째 '거짓'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거짓'이 아니라 '잘못'이다. 일본의 신문방송 소위 주류언론은 이 사실을 지적할 의사도 능력도 이미 없다. 이것은 일본이 대일본제국의 패전 이래 국제정치상 최대의 실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 정부나 자민당, 후쿠시마현청, 어용학자들의 선전선동에 속지 말아야 한다. 진실은 오염을 이렇게 국제문제로 만들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② 해양배수밖에 방법은 없다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해양배수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은 거짓이다. 바다에 버리지 않아도 ALPS수를 육상에서 처리해 보관하는 방법은 적어도 2가지 있다. 하나는 '자연증발'. 이것은 미국 스리마일섬(TMI)원전사고에서 나온 오염수 처리로 실제로 행해진 방법이다. 1979년에 발생한 TMI원전사고에서는 9000t의 오염수를 자연증발시켰다. 이 방법은 먼저 물을 증발시키고 바닥에 방사성물질의 찌꺼기(데브리)가 쌓이면 그것만 별도 탱크로 옮겨 담아 고형화해 고준위폐기물로 독성이 사라질 때까지 인간으로부터 격리해 보존하는 방법이다. 이 데브리는 현재 미 서해안 워싱턴주에 있는 핸포드사이트(Hanford Site)에 운반돼 보관되고 있다. 일본은 사고 발생부터 충분한 오염수대책을 취하지 않았다. 원전 감독관청인 경제산업성이 원자력공학자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오염수처리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사고발생부터 2년 9개월 후인 2013년 12월이다. 3년 가까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TMI원전 하류를 상수도 취수원으로 삼고 있는 랭커스터(Langcaster)시는 전력회사를 상대로 배수중지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은 화해로 종결됐지만 거기서 전력회사는 '국가나 주가 정하는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해도 스리마일섬원전 유래의 배수는 일절 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약속했다. 사실은 TMI원전사고에서도 일본의 ALPS에 해당하는 'EPICOR'라고 하는 방사성물질제거장치가 사용됐고 오염수는 연방이나 주정부의 기준치 이하로 처리됐다. 지금까지의 후쿠시마 오염수 사례와 마찬가지이다. 하천배수를 하지 않은 것은 어렵게 봉해놓은 방사성물질이 하천에 버려짐으로써 환경 중으로 확산돼 버리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해서 자연증발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이었다. 반대로 이번 일본 정부가 하고 있는 '해양에 ALPS수를 배수한다'는 방법은 '일단 봉해놓은 방사성물질을 다시 환경에 뿌린다'는 것이다. 원전사고 때 방호 철칙은 1)핵분열반응을 '멈춘다' 2)핵연료를 '식힌다'. 3)방사성물질을 '봉쇄한다'이다. ALPS수의 해양배수는 명백히 3)에 반한다. 후쿠시마원전사고 후 일본 정부는 원전에 가까운 고농도 오염지대를 도로나 철도노선만 제염한 뒤 국도 6호나 JR선을 개통시키는 등 '봉쇄' 원칙에 반하는 정책을 취해 오히려 방사성물질을 확산시켜왔다. 두 번째 방법은 오염수에 시멘트를 부어넣어 고체로 만드는 방법 즉 '모르타르화' 또는 '콘크리트고화(应用)'라고 부른다. 오염수에 시멘트가루를 투입해 고체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육상에 놔둬도 된다. 이 경우 오염수 문제는 일본의 육상에서 다루기에 국내문제일 뿐이다. TMI원전사고 사례에서와 같이 이러한 원전사고의 오염물질은 육상처리가 원칙이다. 해양이나 하천 방류는 '방사성물질 봉쇄'라는 방사선방호철칙과도 완전 반대이다. 일본 정부는 세계 최초로 그것을 파괴했다. 이번 사례는 '인류 최초의 시험'이다. 이는 '환경 중에 방출된 뒤 어떻게 될 지는 경험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전인미문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왜 콘크리트고화를 채택하지 않았는지 불가사의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똑같은 후쿠시마원전사고 방사성폐기물의 소각재처리에 이 콘크리트고화가 현실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배수를 결정한 것은 산업성 산하 조직인 '다핵종제거설비 등 처리수의 취급에 관한 소위원회', 줄여서 ALPS소위원회라고 부른다. 에너지공급의 안정화를 의무로 하는 원전정책의 이해당사자인 경제성이 내세운 13명의 위원으로 만든 게 ALPS소위이다. ALPS소위의 사무국도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아닌 산업성이었다. 소위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모두 17번 열렸으며 모두 5가지 선택지를 보였다. 지층주입, 수소방출, 지하매설, 수증기방출, 해양방출이 그것이다. 기록을 보면 지층주입 수소방출 지하매설 3가지는 뭉개고 수증기방출, 해양방출 2개만 선택지로 남았는데 이것이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기재돼 있다. 현실적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콘크리트고화(지하매설)는 용지나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해양방출(공기 7년7개월, 감시 불요, 비용 34억엔, 규모 400㎡), 수증기방출(공기 10년, 감시 불요, 비용 1000억엔, 규모 2000㎡)인데 비해 콘크리트고화(공기 8년2개월, 감시 76년, 비용 2431억엔, 규모 28만5000㎡)는 비용이 많이 들고 용지확보가 필요하다는 식이다. 수증기방출은 '일본에서는 전례가 없다'고 했다. 실은 이것도 거짓이다. 원전사고 전인 2010년 후쿠시마원전에서는 연간 약 1.5조Bq의 수증기방출을 해왔고. 약 10km 남쪽에 있는 후쿠시마제2원전에서도 사고 전엔 약 1.9조Bq의 수증기방출을 해왔다. 이에 대해 뒤늦게 '전례가 있었다'고 경제성이 인정했다. 해외사례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사바나 리버 사이트(Savana River Site)'는 냉전시대 핵무기 만들던 공장으로 냉전 후 폐쇄과정에서 대량의 오염수가 남아있는 것이 확인되자 미 에너지성(DoE)이 오염수에 시멘트를 부어넣어 콘크리트고화해 보관하는 방법을 선택한 바 있다.어디까지나 육상처분을 우선해 국제문제화를 막아야 했었다. 이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바보짓'이다. 진실은 해양배수 이외에도 적어도 2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는 것이다.③ 탱크를 놓을 장소는 더 이상 없다
이것은 현장에 가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거짓말이다. '오염수탱크를 더 놓을 장소가 없기 때문에 바다에 버릴 수밖에 없다'고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말한다. 이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도쿄전력이 말하는 탱크 놓을 장소가 없다는 말은 후쿠시마원의 '구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넓이로는 약 3.5㎢. 이 후쿠시마제1원전 부지 내 탱크가 가득찼다는 것이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주장이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면 원전 주변은 거대한 공터이다. 후쿠시마원전을 둘러싼 약 16㎢. 이는 도쿄 신주쿠구(17㎢)와 비슷한 넓이로 이곳은 중간저장시설로 제염에서 나온 오염토의 매립장이 돼 있다. 이곳 부지는 30년간 지주로부터 빌리거나 매수할 약속이 지권자 사이에 성립돼 있다. 이곳에 살던 약 4300명이 이미 피난을 가고 현재 주민은 한명도 없다. 전 주민이라도 허가 없이는 출입금지다. 오염토 매립용 용지인 것이다. 시설 내에 11개소의 매립장소가 있다. 이곳에 후쿠시마현 안에서 나온 플라스콘백에 넣어진 오염토가 운반·분별돼 지면에 역피라밋형으로 매립되고 있다. 16㎢인 중간저장시설 중에 11개소의 매립장을 제외해도 아직 공터가 광대하게 남아있다. 잠정적으로 5년만이라도 이 탱크를 여기에 두면서 해양방출을 할 것인지 고체화나 자연증발로 육상처리할 것인지 시간을 갖고 사회적 논의를 했어야 했다. 저자가 후쿠시마원전 주변 중간저장시설 부지에 바로 탱크를 설치하면 어떠냐고 산업성에 제안을 했더니 '중간저장시설은 환경성 관할'이라며 관할 탓을 했다. 게다가 산업성은 공개자료를 통해 "한번 오염토 매립지로 계약한 토지의 용도를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불가능'이 아니라 '어렵다'는 핑계를 댔다. 30년간 오염토 매립지로 한다는 계약을 6개월만에 지권자의 동의를 얻어낸 이들이 1734명의 인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며 대신에 바다에 버리기로 했다는 것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착(倒錯)된 결론이고 너무 난폭한 결정이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의 죄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신문방송에 나오는 영상은 모두 탱크가 밀집한 사진뿐이었기에 시민들은 정말 더 놓을 수 있는 장소가 없구나 믿게 된다. 그런데 이 사진들이 모두 후쿠시마제1원전 구내만을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다. 공중촬영을 해도 부분만 소개했다. 도쿄에서 기자실 브리핑만 받았지 문제의식을 갖고 현장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도 많다. 이는 명백히 '인상조작'에 해당한다. 이것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의도하는 바를 그대로 언론이 확대·증폭시킨 것이다. 진실은 제1원전 주변에는 광대한 중간저장시설이 있다는 사실이다.④ ALPS수 배수는 재난피해지의 부흥에 필요하다
기시다 일본 총리가 ALPS수의 해양배수가 시작된 2023년 8월 24일 트위터에 성명을 발표했다. '오늘부터 ALPS수의 방출이 시작됐습니다. 후쿠시마제1원전의 폐로를 향해 걷지 않으면 안 될 길인 동시에 후쿠시마를 비롯한 재난피해지부흥의 새로운 한걸음입니다. 금후 정부는 풍평(風評)대책을 비롯해 후쿠시마나 재난피해지 부흥의 자세와 일본 식(食)문화의 매력 등을 세계에 강력히 발신하겠습니다'. 이 속에는 2가지 명백한 거짓이 있다. 먼저 한 가지, ALPS수의 해양배수가 후쿠시마를 비롯한 재난피해지 부흥의 새로운 한걸음이란 말은 새빨간 거짓이다. ALPS수 배수는 후쿠시마제1원전 바깥측으로 확산되는 피해지의 부흥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아무리 배수를 계속해도 후쿠시마원전 부지 3.5㎢ 내에 있는 탱크가 줄어들고 공터가 늘어날 뿐이다. 2023년 9월 25일 후쿠시마민보(民報)는 탱크 자체가 고선량을 띠고 있고, 바닥에 고선량의 데브리가 남아있기에 배수를 해도 탱크를 옮길 장소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원전 바깥측에는 강제피난 명령을 받은 반경 20㎢권 지역을 포함해 거의 628㎢ 면적의 땅이 있다. 사고당시 여기에 9만6541명이 살고 있었다. 원전에서 10km권내에 92%, 20km권내에 80%의 주민이 돌아오지 않는다. 원전 구내 3.5㎢ 부지 안에 아무리 탱크가 줄어든다고 해도 그 바깥측 628㎢의 현실은 1mm도 변하지 않는다. ALPS수를 아무리 배수해도 원전구내 바깥측의 피해지의 부흥이나 후쿠시마현 전체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부흥이란 지역 사람들이 2011년 3월 11일 사고 이전의 생활을 회복하는 것이다. ALPS수를 아무리 배출해도 재난피해지에 퍼져있는 방사성물질은 하나도 줄어들지 않는다. 강제피난 조치가 내려진 지역의 기초지자체장들은 "지역을 원전사고 이전으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증언한다. 기시다 총리의 'ALPS수 배수=부흥' 발언을 단순한 미사여구로 치부할 수 없다. 일국 총리의 발언이기 때문이다. 기시다 성명의 원고는 사전에 수상관저의 참모들에 의해 다듬어진 것이기에 의도적인 '정보조작(Disinformation)'이라 볼 수밖에 없다. 진실은 ALPS수의 배수는 후쿠시마 부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다.⑤ ALPS수의 해양배수는 폐로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하다
기사다 성명에서 또 하나, '해양배수가 후쿠시마제1원전의 폐로를 위해 걷지 않으면 안 될 길'이라고 말했다. 이것도 거짓이다. 폐로는 노심용융(멜트다운)된 핵연료봉을 3곳의 원자로에서 빼내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녹아난 연료봉에서 나온 ALPS수를 바다에 배수한다고 해서 녹아난 데브리가 어떻게 변화하는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데브리는 지금도 붕괴열을 내고 있기에 물을 부어 냉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염수는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다. ALPS수를 아무리 바다에 배수해도 폐로는 1mm도 진전되지 않는다. 현재 폐로작업이 안고 있는 매우 곤란한 문제는 이렇다. 데브리는 인간이 접근하면 죽을 정도의 고선량을 내고 있다. 로봇을 원격조작해 빼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열로 녹아내린 데브리는 조성은 커녕 형상조차 알 수 없다. 금속인지 모래상태인지 암석상태인지 알 수 없다. 형상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빼내기 위한 공구를 어떤 형태로 해야 좋을지 알 수 없다. 공구 설계를 위해 우선 조성이나 형상을 알려면 원격조작 로봇을 집어넣어 데브리를 보일링하거나 샘플 채취를 해야 한다. 노심용융된 1~3호기의 데브리는 물속과 물밖에 있는 것으로 나뉘기 때문에 물속로봇을 준비하든지 건식로봇을 준비할지 결정해야 한다. 지진으로 파괴되고 고열로 녹아난 원자로 내의 데브리에 로봇 접근 경로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접근지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카메라 부착 로봇을 집어넣어도 선량이 너무 높기에 화상이 흐려져 안의 모습을 알 수 없다.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폐로의 근간인 데브리를 빼내는 공정과 ALPS수 배수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ALPS수를 아무리 퍼내 해양배수를 한다 해도 폐로는 1mm도 나아가지 않는다. 탱크의 공터가 생기기에 거기에 장치나 기재를 놓는 정도의 간접적, 부차적 영향은 있을지 모르겠다. 기시다 총리의 성명은 명박한 거짓이다. 진실은 ALPS수를 배수해도 원전의 폐로는 하나도 진척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⑥ ALPS수를 해양배수하면 탱크는 없어진다
ALPS수를 해양배수하면 후쿠시마제1원전의 부지에 널려진 탱크는 모두 사라질 것'이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해다. 해양방출 가능한 ALPS수란 것은 탱크에 저장돼 있는 것의 약 33%에 불과하다. 3분의 2의 탱크는 남아있다. "그거 전부 없애는 거 아니었어?'라고 놀라는 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뉴스에 잘 나오는 널부러진 탱크 속에 들어있는 오염수의 3분의 2, 결국 67%는 일본 정부의 배수기준조차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오염이 심하다. 일본 정부의 기준으로도 해양방출이 불가능할 정도의 고농도 방사성물질이기에 바다에 버릴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해양배수를 하면 오염수문제와 탱크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는 것은 거짓이다. 진실은 ALPS수의 배수를 해도 3분의 2의 탱크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 나아가 일본 언론은 그렇다고 치자. 후쿠시마 오염수의 피해를 세대를 이어 고스란히 안게 될 우리나라 정부와 학계, 언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문제의식이 없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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