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 합작으로 만들어진 라인야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네이버 측 지분을 줄이라고 압박한 데 이어 신중호 최고상품책임자(CPO)가 사내 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네이버 축출을 위한 본격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기업 간 문제라며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9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이후 실제 라인야후의 경영진도 교체됐는데 정부가 대응해야 할 상황이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네이버의 입장과 요청을 전적으로 존중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는 기존과 동일한 답을 내놨다. 일본 정부와 관련 협의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우리 개별 기업의 영업 활동에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기업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고 공평하고 투명하며 동등하게 기업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해당 국가와 협의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라인야후의 지분 변경을 사실상 압박한 일본 총무성의 이번 조치는 공평하고 투명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정부는 기업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현재 해당 기업들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라인야후에 공동으로 출자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추이를 봐가면서 관련 대응책과 필요한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본 정부가 나서서 지분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네이버의 입장과 판단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해외 진출 국내기업을 보호하고,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해킹사고에 대해 일본 정부가 원인분석과 재발 방지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보완조치나 벌금 등의 페널티가 아닌 지분정리까지 요구한 것은 지나친 압박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8일 라인야후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CEO는 결산 기자회견에서 지분 구조와 관련 "소프트뱅크가 과반을 취하는 형태로의 변경을 전제하고 있다"며 "두 회사 간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지주회사 A홀딩스를 만들어 라인야후의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라인야후에서도 지분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네이버의 축출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라인에 대한 해킹으로 인해 약 51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총무성은 이에 대한 책임이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 측에 있으니 문제 해결을 위해 지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무성은 해당 업체인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행정지도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는 하지만, 일본 정부가 다른 기업들의 보안 유출과는 달리 유독 라인야후에는 네이버의 지분 구조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는 당사자인 네이버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 언론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일본의 통신 사업자 중 하나인 NTT니시일본에서 982만 건의 사용자 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일본 검찰은 파견 사원을 기소했고 총무성은 지난 2월 재발 방지를 마련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또 지난 2021년 일본에서 약 42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해당 기업인 메타에 지분 구조를 문제 삼지 않았었다. 이렇듯 다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퇴출을 염두에 두고 행정지도를 내렸다는 정황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만큼, 사기업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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