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와 가진 지난 13일 만찬 회동에서, '야당 국회의원들과 만나라'는 건의를 받고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바로 '자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참석자 전언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회동은 지난 4.10 총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또 추경호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 "경제부총리를 했고 경제 전문가이니까 민생 부분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내고 주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1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찬 분위기에 대해 "이번에 당이 전반적으로 패배한 데 대한 반성의 의미도 많이 담겨 있었다"고 전하며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일단 당선을 축하해 주셨고, 전반적으로 당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줬다"고 전했다. 김 비대위원은 그러면서 "저는 어제 대통령께 '제가 정치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비판을 많이 했지만 개인적으로 문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만나게 되면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굉장히 기분 좋았던 일이었던 걸로 기억에 남는다.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시겠다고 했는데, 야당 국회의원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하셨으면 좋겠다. 분명히 야당 국회의원들도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면 물론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겠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기분 좋아하실 거다'라고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 바로 정무수석한테 '자리 만들라'고도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김 비대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처음 시작할 때 지도부였어서 그때도 대통령하고 오찬을 했고 2년 만에 다시 비대위원으로 대통령과 만찬을 했는데, 대통령 말씀 중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제 만찬에서 '당이 많은 의견을 좀 달라',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당이 중심이 돼서 좀 이야기를 많이 주시면 참고하고 잘 듣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저희가 이번 총선에 패배했고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변화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일종 신임 사무총장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찬 대화 내용에 대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선거 민심을 우리가 잘 받들자', '더 겸손하게 국민 곁으로 가자', '당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앞장을 좀 서달라', '대통령실도 당의 의견을 최대한 다 수용하고 존중하겠다'는 말씀이 있으셨다"며 "특히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더 좀 챙기고, 특히 원내대표가 (경제)부총리를 하셨고 경제전문가니까 이런 민생 부분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내주고 주도를 해달라는 말씀이 있으셨다"고 전했다. 성 사무총장은 야당과의 협치 부분에 대해서는 "야당하고 협상을 잘하라고 얘기를 했고, 정무수석도 '국회에 가 있는 시간을 많이, 일주일이면 반 이상을 국회에 있어야 되겠습니다' 이렇게까지 저희 의원들한테 얘기를 했다"고 홍철호 수석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성 총장은 만찬에 반주로 맥주가 나왔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맥주 한 잔 건배하기 위해서"였다며 "(황우여) 비대위원장께서 발을 다치셨다. 술 먹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음식들이 나왔으니까 그냥 건배하는 정도만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만찬에서 지난 9일 기자회견에 대해 참석자들이 호평하자 "앞으로 더 자주 소통하겠다"고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다만 만찬에서 차기 전당대회나 채상병 특검법, 25만원 민생지원금 등 현안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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