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임금노동자 규모 847만 명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국세청에 요청해 받은 '22년 인적용역 사업소득 원천징수 현황'에 따르면,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1인자영업자 등 비임금노동자 규모가 84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노동자 수가 2023년에 정점을 찍은 뒤 올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면, 비임금노동자 규모는 해가 갈수록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이 꾸준히 국세청에 요구해 받아온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6년 간의 데이터를 표로 나타내보면 아래와 같다.10~20대 3명 중 1명이 비임금노동자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수치는 연령대별 비임금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비율)이다. 가장 최신 시점인 2022년을 기준으로 보자면, 30세 미만 비임금노동자의 수는 203만 명으로 전체 비임금노동자 847만 명 대비 24%를 차지하고 있다. 비임금노동자 4명 중 1명은 10~20대, 즉 젊은층에 몰려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말고 좀 더 깊이 파고들 필요가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된 탓에 젊은 세대 노동인구 규모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즉, 각각의 세대에서 비임금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비율)이 얼마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2022년 기준 연령대별 노동인구 전체 대비 비임금노동자 비율을 계산해야 하겠으나, <인사이드경제>가 무슨 연구보고서를 쓰는 입장도 아니니 좀 색다른 접근을 해보고자 한다. 지난 4월에 치러진 22대 총선 연령대별 유권자 수 대비 비임금노동자 비중을 계산하여 표로 나타내 보았다.문제 알지만 대책 안 세우는 최저임금위원회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지위는 사실상 노동자다. 얼마나 일하느냐에 따라서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자영업자들도 대다수 플랫폼에 종속돼 있고 '워킹피플(Working people)'이다. 일하는 사람이지만 표준적인 고용체계 바깥에 있어 (각종 사회) 제도의 예외가 된다. 플랫폼이 굉장히 값싸게 (이들의) 노동력을 이용한다."
곧 임기가 만료되는 최저임금위원회 박준식 위원장이 지난해 <매일노동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얘기한 내용이다. '플랫폼·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노동자를 포괄할 수 있게 최저임금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질문이었다. 즉,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부문이 최저임금제도의 거대한 싱크홀(Sinkhole)이라는 점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는 모두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런 것들을 다룰 수 있는 사회적 기본체계가 없다"거나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돼 있다"고 도망쳐 버린다. 최저임금 인상률을 물가상승율보다 낮게 만드는 아주 강력한 힘을 여러 차례 보여준 기구의 수장이 하는 얘기치고는 참 설득력이 부족하지 않은가.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자위원들 제안으로 토론이 진행된 바 있다.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제도를 적용하고 권리를 보장하자는 것은 지난해부터 노동계 핵심 요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작년 하반기 제도개선 논의 약속도 어겨
"플랫폼노동자들에게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생계보장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며, 당연히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음"
그래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법 적용은 당연하다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근로자로 인정되지 못한 노동자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공익위원 간사 역할을 했던 숙명여대 권순원 교수는 최저임금 수준 논의가 끝난 뒤인 하반기에도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하여 논의할 수 있다고 얘기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이 최종 결정된 7월 19일 이후, 최저임금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전원회의를 열지 않았다. 전원회의가 어렵다면 운영위원회나 소위원회, 연구위원회라도 소집하여 논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회의도 소집된 바 없다. 당장 쏟아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추후 논의'라는 거짓 약속을 한 것이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최저임금법 5조 3항 적용
즉, 최저임금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모두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중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 노동자의 경우 시간당 임금 말고 다른 방법으로 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자꾸 논의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최저임금 권리는 플랫폼·특수고용만 비켜가나)
공익위원 몇 명의 문제를 넘어서
최저임금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인재 교수의 경우 과거 최저임금 결정구조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이 최종 결정권한을 갖게 되는 구조임을 비판하면서 차라리 정부가 결정하는 논의구조가 낫다는 투의 보고서를 작성한 바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번에 왜 스스로가 공익위원을 수락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냥 대놓고 정부 목소리 대변자가 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해야 할까? 다시한번,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명단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작년 전원회의에서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적용하는 제도개선방안에 대해 노·사·공이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하반기에도 전원회의를 열어서 논의할 수 있다는 헛된 약속을 했던 권순원 교수도 이번에 공익위원 자리를 다시 꿰어찼다. 아울러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결정하기로 이미 의결을 했으니 최저임금법 5조 3항 적용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주장했던 최임위 하헌제 상임위원(부위원장) 또한 이번에 공익위원에 임명된 상태이다. 그렇다면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자. 올해는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결정하기로 의결된 상태도 아니니, 그렇다면 5조 3항 적용의 가능성과 함께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에게 최저임금 권리를 보장하는 방법에 대해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수적인 과제이니 최저임금 액수만이 아니라 제도개선도 함께 토론해야 할 것이다. 작년에 그런 주장을 펼쳤던 공익위원들이 올해 다시 임명되었다면, 자신들이 했던 약속부터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 약속마저 씹어먹는다면, 이런 이들에게 앞으로의 3년이 맡겨질 최저임금위원회는 그 존재의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이럴 거면 차라리 최저임금위원회 해체하자. 헌법 제32조에 보장된 '적정임금' 원리를 따라 적정임금위원회 만들고 거기서 최저 기준 만들고 적정임금 보장해달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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