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영부인이 화엄사 사리 반환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대중이 모이는 공개 행사에 함께 한 것은 지난해 12월 2일 자승 전 총무원장의 분향소가 있는 조계사를 방문한 이후 169일만의 일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영부인은 19일 오전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했다. 1만 여명이 모인 이 행사는 지난달 16일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것을 기념하는 행사다. 화동이 꽃잎을 뿌리며 앞장선 가운데 윤 대통령 부부는 진우스님, 호산스님 함께 입장했고, 참석자들은 전원 기립해 박수를 쳤다. 김건희 영부인이 행사장 LED 화면에 등장하자 큰 환호가 이어지기도 했다. 호산스님은 경과보고 및 인사말을 통해 "이 환희로운 자리에 조사이운법회를 함께 해주고 계시는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과 특히 100여 년 만에 모시게 된 사리 이운 불사의 대공덕주이신 영부인 김건희 여사님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호산스님은 "금일 3여래 2조사 사리 이운을 이자리에 봉행하게 된 사리 찾기 시작은 2004년도 봉선사와 우리문화찾기 대표가 보스턴미술관에 사리를 확인하고 2009년 문화재청과 협상을 노력했으나 2013년 최종 결렬되어 답보상태에 있다가 2023년 3월 김건희 여사의 방문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오늘은 우리 불교계의 큰 경사이면서 국민 모두에게 정말 기쁜 날"이라며 "작년 4월 저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10년 만에 반환 논의 재개를 요청했다. 1년에 걸쳐 많은 분들께서 노력하신 끝에 지난 4월 기다리고 기다렸던 환지본처가 이루어졌다. 큰 역할을 해주신 진우 총무원장님과 대덕 스님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국가유산청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와 격려를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이번 환지본처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 관계가 가까워진 것이 또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회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 2004년 사리의 존재가 처음으로 불교계에 알려지고 2009년부터 반환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그동안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잊혀지게 될 즈음, 2023년 작년도에 영부인이신 김건희 여사께서 미국 국빈 방문 때 보스턴 박물관에 직접 가셔서 여사님의 문화적 안목과 혜안으로 보스턴 박물관 측과의 협상과 이운 승인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다. 그 후 종단과 국가유산청장이 실무를 맡아 진행하면서 오늘의 이운식이 있기까지 많은 일들을 뒷받침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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