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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탈출을 위한 농촌유학, 새로운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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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탈출을 위한 농촌유학, 새로운 바람이 분다 [경제지리학자들의 시선] 현실성 있는 농촌유학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지역자원 활용 공간으로의 농촌유학, 지역발전 기회의 답을 찾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농촌유학 프로그램에서 그 돌파구를 찾고 있다. 농촌유학 프로그램은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자연친화적 생태교육을 통해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실천하는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는 목적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묘미는 도시환경과는 다른 새로운 자연 공간 속에서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느끼며 깨닫는 소중한 시간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으로, 힐링과 케어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측면에서 현대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농촌유학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가족 전체 또는 일부가 이주하여 생활하는 가족체류형과 보호자 역할이 가능한 활동가의 보살핌 속에 해당 지역 센터에서 거주하며 생활하는 유학센터형, 유학생을 보살펴주는 제2의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생활하는 홈스테이형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된 유형은 가족체류형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농촌유학의 지역, 학교, 학생수가 2021년부터 꾸준하게 증가 추세에 있으며, 최대 1년인 유학 기간을,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기간을 연장할만큼 농촌유학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한다면 농촌유학 프로그램은 상당한 수준의 대안성을 가진 교육 프로그램으로써의 지위를 확립할 만하다. 그러나 많은 이점과 뚜렷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폭발력 있는 매력도는 다소 부족하다.

무엇이 문제인가, 지속가능한 컨셉형 농촌유학 모델 구축이 필요

농촌유학의 처음 시작은 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농어촌공사와 농식품부가 먼저 시작한 사업이다. 그 이후 지방소멸의 심각성과 생태전환교육이 강조되면서 2021년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전라남도교육청이 농촌유학 사업을 시작했다. 자연 친화적 체험학습과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전환교육이 필요한 것은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시대적 흐름에 의한 필수불가결한 요구이며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농촌유학 사업을 시작한지 2년 남짓한 시점인 2023년, 아직 사업을 평가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회는 학력저하 등의 문제로 농어촌 유학 사업비 10억을 삭감했다. 농촌유학은 지역 교육청과 협력 사업으로 추진 중이지만 예산 삭감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문제이지만, 농촌유학이 대안학교, 생태체험학습장 정도의 역할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 역시 심상치 않게 높아져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촌유학을 단순 생태 체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지역 방문객이 아닌 지역 구성원의 일원으로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제2의 고향으로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 및 상호협력 과정을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획일적인 농촌유학 프로그램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역 특성에 맞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로컬 컨셉을 구축하여 수요자의 폭을 넓이기 위한 농촌의 특색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농촌 유학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맥락에 맞추어 행안부에서 2024년 3월에 공모한 '고향올래(GO鄕All來)' 사업 같은 경우 농촌유학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총 200억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로, 사업 내용 중 위기의 학교를 살리는 방안으로 로컬유학을 통해 유학생이나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시설 조성을 지원한다. 이에 필자는 어느 지역에서나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는 단순 체험이 아닌 그 지역만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는 특수성 있는 경험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사업의 컨셉을 명확히 할 것을 제안한다. 이 사업의 가장 근본적인 지향점은 지속 가능하며 지방소멸의 위기 대응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농촌유학 모델의 구축이기 때문이다.
▲ 행정안전부에서 2022년 12월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의 ‘생활인구 늘리기’ 시책사업으로 실시한 고향올래(GO鄕 ALL來), 생활인구 늘리기 프로젝트. ⓒ행정안전부

현실성 있는 농촌유학 생태계 조성

농촌유학 프로그램의 성공을 지속적으로 담보하기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특색있는 농촌 공간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이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지원시설 및 양질의 일자리 제공의 연계 전략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즉, 교육, 일자리, 생활인구가 확보되는 3-Track 전략을 통해 농촌유학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 선결조건이다. 농촌유학 기간 동안 학생과 부모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간을 보내야 지역에 정착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더 나아가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고양시킬 수 있다. 교육과 일자리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생활인구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정주인구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농촌유학 프로그램 개념의 확립에서 실현성을 높이기 위해 필자는 교육청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국제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의 도입과 운영을 받아들여 이에 대한 활용을 추천하고자 한다. 국제 바칼로레아는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된 비영리 교육재단인 바칼로레아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선진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 159개국에서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도입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서울시와 경기도 교육청 역시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미 2019년 대구광역시교육청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일반 학교에 IB과정을 도입해서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인천, 충남, 전남, 전북, 제주 등 7개 시도교육청이 2024년 3월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도입 및 운영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로 바칼로레아 교육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지만 구시대적인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프로그램은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 위주의 수업방식으로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다양한 학문을 통해 창의성을 키워 국제적인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수성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에 안성맞춤의 제도이며, 인재의 배양을 지방에서도 집중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교육정책으로 지방 인구 유입 촉진에 상당한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체계적이고 치밀한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한국형 바칼로레아 지원체계 수립 및 전담조직 등의 구체적인 운영방식을 통해 공교육의 성공모델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로컬형 바칼로레아로 성공모델이 확산되어 교육 균형발전으로 대한민국 어디서든 살기 좋은 지방시대가 구현되길 희망한다. 지방시대를 위해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교육콘텐츠에 집중해보자!
■ 저자소개
채지민 교수는 다양한 시각으로 지역을 분석하고 디자인하는 로컬큐레이터 겸 지역개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로컬리즘, 지방소멸, 골목상권 등 지역의 문제를 진단하고 합리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 전문조직인 상화지역정책연구소(Sanghwa Local Lab)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지리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지역가치 창조론, 지역 및 공간 정책 실습, 골목경제와 로컬크리에이터 등의 실습 과목을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MZ세대가 제안하는 로컬의 새로운 시각> , <대전환 시대의 미래 문화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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